지난해 우리나라 ICT 무역수지가 815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전체 무역흑자액 903억5000만달러 중 90%를 훌쩍 넘었다. 주요국 ICT 교역이 전년 대비 -6.2% 부진한 가운데 우리나라 ICT 수출이 독일(4위)과 일본(5위)를 따돌리고 첫 3위에 등극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5년 우리나라 ICT 수출이 1728억9000만달러(-1.9%), 수입 913억2000만달러(3.6%)를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휴대폰과 반도체 부문은 선방했다. 디스플레이와 디지털TV는 부진했다. SSD와 OLED는 새로운 수출효자 종목으로 부상했다.
휴대폰은 중국 샤오미 등 후발업체 성장과 애플 선전에도 상반기 전년 수준 수출을 유지했다. 하반기에는 부분품 수출 증가세가 확대됐다. 반도체는 주요 기업 미세공정전환 경쟁에 따른 단가하락 심화에도 소폭 성장했다.
디스플레이는 수요 감소와 함께 중국의 생산 확대·단가하락 등으로 수출이 줄었다. 디지털TV도 수요부진과 단가하락 영향을 받았다. OLED는 전년 대비 25.9% 늘어난 51억9000만달러 수출을 기록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는 중국 수출이 꾸준히 늘었다. 전년보다 3.8% 늘어난 939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아세안과 인도 역시 각각 10.6%와 13% 증가한 240억5000만달러, 26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EU와 미국, 일본 수출은 부진했다.
수입은 휴대폰·반도체·디지털TV 분야에서 증가했고 디스플레이·컴퓨터는 감소했다.
세계 ICT 시장 수요 부진, 중국 등 경쟁국의 공격적 생산 확장이 두렵다. 제품 수량 판매 감소는 물론 단가하락 대책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성장둔화 기조는 올해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4년 1.5%, 2015년 5.8%를 기록한 세계 ICT시장 성장률은 올해 0.6%에 불과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어렵지만 세계는 더 어렵다.
기업 정보기술(IT) 투자 둔화와 함께 통신서비스 시장 포화,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디바이스 성장 둔화 추세는 계속된다.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장 더 위축할 가능성이 높다. 선진국 경기회복은 더디고 신흥국 경기는 둔화 상태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이 위협적 변수다.
전반적으로 완제품보다 부분품과 고부가제품은 상대적 선방이 예상된다. 스마트폰도 전략폰 출시로 시장대응력을 강화했지만 경쟁심화와 현지 생산 확대에 수출이 줄었다. 반면에 중국과 베트남이 보급형 제품 생산을 확대하면서 관련 부분품 수출이 33.7% 늘어나 스마트폰 전체 부진을 만회했다.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반도체는 메모리 단가하락과 TSMC 패키징시장 진출로 후공정 소폭 감소가 예상된다. 반도체는 현재 3개월 연속 감소세다. 디스플레이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후발주자 공격적 생산에 수요부진까지 겹쳐 5개월 연속 감소세이기 때문이다.
중국 세트업체가 패널 자급률을 확대해 수출 감소는 이어진다.
컴퓨터는 프린터와 모니터 등 주변기기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SSD 중심 보조기억장치 부상이 기대된다. 보조기억장치를 포함한 주변기기와 B2B 비즈니스, 대형 태블릿PC 사업 강화가 판매단가 상승을 이끌 가능성은 존재한다.
중국 의존도가 심화되는 점도 우리로선 대비책이 필요하다. 지난해 우리나라 ICT 중국 수출비중은 54.4%에 달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도 세계 ICT시장 전반적 저성장을 예상한다”며 “사물인터넷·빅데이터·클라우드 등 K-ICT 전략산업 분야에서 높은 성장률로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