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전력분야 총생산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증가세를 보인 지 1년 만에 흐름이 끊겼지만 경기침체, 유가하락 등 대외환경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최대 시장 중국 전력기기 수입이 급감하고 있어 올해 상황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25일 한국전기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력분야 잠정 총생산은 40조4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증가세를 보인지 1년 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전력분야 총생산금액은 2013년 40조203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가 이듬해 40조9009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
지난해 상반기 한전 조기발주로 변압기, 개폐기 수요가 늘었고 건설·설비투자증가로 출발이 좋았다. 하지만 경기 침체와 국제 유가 하락에 발목을 잡혔다. 중국과 산유국인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의 전기부품, 설비 수요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해 총수출은 14조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원유 생산시설 증설이 없었고 해양플랜트 중심 선박 출하가 부진했다. 자동차 수출도 감소하면서 전기부품 수출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품목별로는 송배전 관련 기기 수출이 가장 크게 줄었다. 변압기 수출은 늘었지만 전선, 차단기 수요가 부진해 전체 수출액 감소로 이어졌다. 송배전 관련 기기 수출액은 전년 대비 11.5% 감소한 30억달러에 그쳤다.
중국 시장 부진이 뼈아팠다. 지난해 10월 기준 중국 전력기기 총 수입액은 401억달러로 전년 대비 11.4% 감소했다. 미국, 일본, EU 전력기기 수입액이 각각 3.3%, 7.8%, 9.1% 증가했다. 주력 시장 가운데 중국만 유일하게 성장세가 꺾였다. 중국은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전력기기 총 수출 38.6%를 차지하는 주력 시장이다. 최근 경기둔화 우려가 따르는 가운데 올해 우리나라 전력 산업 기상도도 중국 상황에 따라 크게 바뀌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기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영국과 북유럽을 잇는 초고압직류송전시스템(HVDC) 설비 투자가 진행 중이고 미국도 전력산업 효율 제고를 위해 신규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중국도 경기 침체로 전반적 수요가 줄고 있지만 풍력발전기와 수용가를 잇는 대규모 초초고압 직류송전(UHVDC) 설비 투자가 지속될 예정이어서 올해 우리나라 전력 총생산은 전년 대비 2.5%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력산업 생산·수출입 현황 (단위:백만원)
자료:한국전기산업진흥회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