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400만명 거대 도시 중국 충칭(重慶). 세계 최대 주문자생산방식(OEM) 제조 공장이 있다. 혼하이 계열 폭스콘 충칭공장이다. 2만4000명이 근무한다. 충칭공장이 스마트 팩토리를 적용해 생산성을 향상한다. 악화된 근로환경을 개선해 오명도 벗는다. 스마트 팩토리 적용을 준비하는 공장 안을 들여다봤다. 국내 언론에 공장 내부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충칭공항에서 차로 한 시간 반을 가면 여의도만한 공장 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4~5층 규모 기다란 건물이 끝없이 펼쳐진다. 프린터와 모니터를 생산하는 폭스콘 충칭공장이다. 면적 131만1450㎡를 5개 구역으로 구분해 65개 공장 건물이 들어섰다. 2007년 설립돼 카메라·노트북·프린터·휴대폰·모니터 등을 생산한다.
프린터를 생산하는 D구역은 L5·L6·L10 라인으로 이뤄진다. L5 라인 공장 내부에는 생산자동화 설비가 꽉 찼다. 100개가 넘는 설비는 무인으로 플라스틱 부품을 만든다. 만들어진 부품은 컨베이어 벨트로 운반된다. 작업자는 전달된 부품을 포장해 조립 라인으로 넘긴다.
L6 라인은 메인보드에 칩을 부착하는 공정을 수행한다. 먼지나 정전기에 민감한 작업이어서 근무자는 방진복과 방진모를 착용한다. 자동화 시스템으로 메인보드에 다양한 칩을 붙인다. 검증 과정을 거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한다. L5·L6 공정을 거치면 L10으로 전달돼 완제품 조립을 한다.
충칭공장은 스마트 팩토리를 적용한다. 일부 생산자동화 시설을 갖췄지만 부분적이다. 수작업으로 처리하거나 사람이 직접 눈으로 검증하는 일이 많다. 폭스콘 공장 근로환경이 문제가 됐던 이유다. 단순한 공장자동화가 아닌 생산설비에서 산출되는 데이터를 활용한다.
생산계획에 따라 필요한 만큼 부품을 생산한다. 결함이나 설비장애 등을 예측한다. 통합 모니터링 체계로 사람이 하는 일을 줄인다. 지나치게 많은 시간 동안 업무를 하는 일은 없어진다. 김광수 SK주식회사 부장은 “프린터 제조 라인부터 스마트 팩토리를 적용한다”며 “작업자 근무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팩토리를 적용해 생산 방식을 직렬에서 병렬로 전환한다. 한 사람이 중복된 공정을 수행한다. 3~4명으로 한 팀을 구성해 완제품을 만든다. 제조 프로세스에 ‘셀 방식’을 적용한다. 한 사람이 동일 작업을 오랜 시간 반복해 발생하는 피로와 사고는 사라진다.
물류자동화가 필수다. 세네 명이 완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부품이 자동으로 전달돼야 한다. 수백 가지 부품이 적시에 전달되기 위해 시스템이 필요하다. 데이터 분석도 요구된다.
박종태 SK주식회사 스마트팩토리사업본부장은 “프린터 제조 라인에 셀 방식을 적용, 제조 프로세스를 개선한다”며 “충칭공장 24개 라인, 중국 내 폭스콘 10개 공장에 확대한다”고 전했다.
충칭(중국)=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