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발전사 소비자에게 직접 전기 팔수 있다. ... 100년 한전 독점 구조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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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소규모 발전시설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한전을 거치지 않고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길이 열린다. 100년 넘은 한국전력 전력판매 독점 구조가 무너진다.

정부가 에너지신산업을 육성하고자 에너지 프로슈머(생산자+소비자) 확대를 유도하면서 소비자 전력 판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전력시장 발전·판매 겸업 새 비즈니스 모델도 등장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21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상반기 소규모 발전시설에서 생산된 전력을 소비자 간 거래하는 시범사업을 계획 중이다. 특정 지역을 선정해 해당 구역 내에서 소비자가 생산한 전력을 한전이나 전력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바로 다른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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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옥상에 태양광 대여사업으로 설치된 태양광전지판.

일부 구역전기사업자를 제외하고 한전 이외 사업자나 소비자가 전력을 판매하는 것은 ‘2001 전력산업구조 개편’ 이후 처음이다. 구조개편 당시 전력시장 개방을 위해 발전 부문을 분리했지만 판매는 여전히 한전이 독점하는 구조를 유지했다. 이 때문에 가정에서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전력을 생산한 소비자는 이를 한전에 팔거나 전기요금을 상쇄하는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산업부는 시범사업에서 전력 거래가 가능한 구역과 설비 기준을 정한다. 소비자 간 전력 거래 조성을 위해 지붕형 태양광 등 소규모 발전설비를 대상으로 하고 생산된 전력도 이웃 간 거래 등 거리 제한을 두는 것을 검토 중이다. 거래 가능한 전력은 먼저 자가 소비량을 모두 채운 후 남는 전력으로 한정한다. 한전 전기를 다른 소비자에게 파는 재판매 방식 편법거래를 방지하는 게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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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양 풍력발전단지 전경.

발전업계는 시범사업을 발전·판매 겸업 허용 시발점으로 봤다. 이미 수요자원 거래시장으로 기존 발전사업자 외 고객도 전력시장에 참여하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절전을 활용한 가상 전력과 실제 설비로 생산한 전력은 의미가 다르다. 수요자원시장은 중계사업자를 이용해 고객이 절전행동에 따른 가상 전력을 거래하는 간접판매 방식이다. 반면에 시범사업은 발전설비를 이용한 생산자가 실제 전력을 거래하는 직접판매까지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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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발전사업자는 시범사업 대상은 아니지만 이를 시작으로 겸업 허용 대상이 확대될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발전업계는 전기요금 상품 다양화와 그룹 계열사 결합상품 등을 구상하며 겸업 허용 필요성을 요구해왔다.

실제로 산업부는 시범사업과는 별도로 스마트그리드 거점지구 내에서 시범적으로 사업자 발전·판매 겸업 허용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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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전력시장 규제완화 일환으로 전력 직접 판매 시범사업을 추진해 에너지 프로슈머 사례를 늘릴 계획이다. 지붕형 태양광을 설치한 가정이 남는 전기를 이웃에 팔고 다른 고객이 이를 사들여 전기요금 누진제를 피하는 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정 구간 내에 일반 소비자가 전력을 생산하고 팔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하고 있다”며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차 충전 전력도 판매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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