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임드]<1>박용현 넷게임즈 대표 "모바일게임은 이용자가 만든다"

‘네임드’는 게임에서 강한 몬스터를 일컫는 말이다. 유명하거나 대단한 사람을 부를 때 쓰이기도 한다. 매주 콘텐츠 업계 ‘네임드’를 만나보는 자리를 만들었다. 이미 잘 알려져 있거나 혹은 숨어 있는 ‘네임드’를 찾아 독자에게 소개한다.

Photo Image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

1996년 여름. 지문인식 시스템 개발업체에서 병역특례 중이던 대학생 박용현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든 시스템을 누가, 얼마나 쓸까.” 생각해보니 많아야 수십명이었다.

이날 떠오른 의문은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를 게임업계로 이끈 단초가 됐다. 박 대표는 “원래도 게임을 좋아했지만 보다 많은 사람이 내가 만든 결과물을 이용하는데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Photo Image

박 대표는 최근 모바일게임 ‘히트’를 만들었다. ‘리니지2’ ‘테라’ 등 PC용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이어 세 번째로 자기 이름을 걸고 만든 게임이다. ‘히트’는 원래 PC용으로 기획했지만 시대 흐름이 바뀌는 것에 따라 모바일용 게임으로 다시 만들었다.

‘히트’는 이름 그대로 히트했다. 지난해 말 출시 직후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지금도 3위로 상위권이다.

박 대표는 “PC게임에 비해 모바일게임은 ‘좁고 깊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자 성향을 반영하는 것도 빨라야 한다. 한 달에 한 번, 1년이면 12번 업데이트하기 때문에 개발자 주도라기보다는 사용자 위주로 만들어진다.

Photo Image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

박 대표는 “모바일RPG가 처음 나올 때 ‘자동사냥(사용자 직접 게임을 컨트롤 하지 않는 것)도 게임인가’라는 의문이 있었다”며 “2013년만 해도 이런 인식이 팽배했는데 사용자가 스스로 새로운 이용 패턴을 만드는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에게 국내 게임업계 흥행 흐름이 대형 RPG에 몰려 있는 현상을 물었다. 최근 업계에서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RPG가 상위 차트를 휩쓰는 바람에 다양성을 상실했다.

그는 “업계가 잘 굴러가려면 큰 회사, 중간 회사, 작은 회사가 순서대로 있어야 한다”며 “RPG 장르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중간 크기 회사가 점점 없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양한 방식의 게임 제작을 지원하고 실험할 기업이 점점 사라진다는 우려다.

박 대표는 “궁극적으로 넷게임즈를 중간급 회사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는 “업계 미래는 얼마나 좋은 신규 인력이 들어오느냐에 달렸다”며 “넷게임즈 같은 회사가 매력적인 직장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이 업계 선배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Photo Image
Photo Image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