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이브리드車 봇물 터지는데…보조금 부족하지 않을까?

정부가 올해를 ‘친환경차 대중화’ 원년으로 삼았지만 하이브리드 차량(HEV) 구매 지원 보조금 예산이 부족해 차질이 우려된다. 올해부터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에 대한 보조금 500만원을 신설했는데 아이오닉, 니로, 볼트 등 하이브리드 차종만 14개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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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하이브리드 전용차 `아이오닉`

20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올해 하이브리드 차량 관련 예산으로 지난해 303억9200만원보다 약 50% 늘어난 463억9200만원을 확보했다.

올해 보급 계획은 HEV 4만400대, PHEV 3000대 등 총 4만3400대다. 환경부는 올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97g/㎞ 이하인 HEV에 대해 100만원, 50g/㎞ 이하인 PHEV에 대해 500만원을 각각 지급한다.

환경부는 지난해 국회에 하이브리드 차량 관련 예산으로 564억원을 신청했다. 국회는 지난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했다는 이유로 100억원 감액해서 책정한 것. 지난해 환경부 구매 보조금 혜택을 받은 차량은 전체 HEV 판매량(3만8887대) 중 37.7%인 1만4672대에 불과했다. 환경부가 2015년 확보한 보조금 예산은 3만대 규모였다.

환경부와 업계는 올해 하이브리드 차량 관련 예산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HEV·PHEV 내수 시장은 지난해보다 갑절 성장한 6만대 규모로 추산된다. 새로 출시되는 차량은 HEV가 현대차 ‘아이오닉’, 기아차 ‘니로’, 토요타 ‘신형 프리우스’ 등 7종, PHEV도 기아차 ‘K5 PHEV’, 한국지엠 ‘쉐보레 볼트(Volt)’, BMW ‘330e’ 등 7종이다. 보조금 지원 대상도 기존 5종에서 15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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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올해 국내 시장에 출시하는 2세대 볼트(Volt)

국산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HEV 시장은 쏘나타 HEV 하나만 잘 팔렸지만 올해에는 K5 HEV와 아이오닉, 니로, 4세대 프리우스 등 다양한 차량이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발생 이후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분위기가 보조금 예산 부족으로 위축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14일 아이오닉 HEV를 출시하면서 올해 내수에서만 1만5000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기아차도 내달 하이브리드 전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를 출시한다. 최근 B세그먼트(소형) SUV 인기를 감안하면 연간 1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타 프리우스는 오는 3월 4세대 모델이 출시되면 연간 3000대가량 판매될 전망이다. 기존 미미했던 PHEV 시장은 올해 신차 효과와 보조금 효과가 시너지를 일으켜 대폭 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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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하이브리드 전용차 `프리우스` 4세대 모델

환경부는 하이브리드 차량 관련 예산이 부족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만약 예산이 부족하더라도 전기차 보조금 예산을 재분배해 지원하면 된다고 전했다. 올해 환경부는 전기자동차 보급 및 충전 인프라 구축 예산으로 지난해보다 갑절 이상 늘어난 1485억2400만원을 확보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해 하이브리드 차량 시장이 대폭 성장할 것이 예상돼 560억원 이상을 신청했지만 100억원가량 감액된 것이 아쉽다”며 “예산을 다 소진하더라도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활발해지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은 현상이고 친환경차 관련 예산을 활용해 연말까지 보조금 지원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하이브리드車 봇물 터지는데…보조금 부족하지 않을까?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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