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경쟁이 여느 해보다도 뜨겁다. 국산차·수입차 할 것 없이 신차 라인업 발표에 여념이 없다.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 등 국산차들은 회사 명운을 걸고 야심차게 신차를 준비해 기대가 크다.
올해만 50여종 신차가 준비됐다. 이들 신차 키워드는 크게 친환경·고연비·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 등으로 요약된다. 하이브리드차(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전기차(EV) 등 친환경차는 모델이 너무 제한적이었으나, 올해부터는 스펙트럼이 넓어질 전망이다. 환경규제가 시작되면서 새로운 친환경 자동차가 집중적으로 출시된다. 그동안 기업들이 갈고닦던 친환경 기술 경연장이 벌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저유가 시대에도 여전히 ‘연비’는 중요한 키워드다. 올해 출시되는 자동차들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같은 친환경 자동차와도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연비가 좋은 디젤 엔진의보폭도 더욱 넓어진다. 고급 차량에만 채택됐던 각종 운전보조시스템 대중화도 기대해 볼만한 요소다.
◇친환경
친환경차 경쟁은 연초부터 시작됐다. 현대차는 지난 14일 연비가 22.4km/l에 이르는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하고 있는 프리우스를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질세라 토요타도 3월쯤 4세대 프리우스를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측정 기준 연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리터 당 22~2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기아자동차가 하이브리드 SUV ‘니로’로 맞불을 준비 중이다. 현대차는 이어 3월 아이오닉 전기차 모델을 공개하고 하반기에는 PHEV도 내놓을 예정이다.
올 중순쯤 출시될 쉐보레 볼트(VOLT) 2세대 모델이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 지도 주목된다. 볼트는 포지셔닝이 독특하다. 1.6ℓ 엔진은 평소에는 구동에 관여하지 않고 배터리에 남은 전기 에너지가 20% 이하일 때만 충전을 위해 작동한다. 지엠이 PHEV가 아닌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 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엔진 시동 없이 배터리만으로 80㎞를 달릴 수 있어 일반 PHEV 주행거리(30~50㎞)보다 길기 때문에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다양한 라인업의 PHEV도 기대를 끈다. BMW가 올해 3종의 PHEV를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BMW코리아는 X5와 3시리즈의 PHEV 버전인 BMW X5 xDrive 40e과 BMW 뉴 330e를 상반기 내놓는다. 하반기에는 BMW 뉴 740e를 선보일 계획이다. 아우디 A4, A6, Q7 등을 내놓는다.
순수 전기차도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테슬라의 국내 진출이 주목을 받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제주도에 보급형 전기차 ‘모델E’를 정식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오닉 전기차와 닛산 리프의 본격적인 대결도 기대해 볼만 하다.
◇고연비
저유가 시대에도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여전히 연비다. 고연비 달성을 위한 다운사이징은 이미 대세가 됐다. 저유가 시대에도 여전히 디젤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세단 가뭄 속에 공개된 SM6가 대표적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유럽에서 D 세그먼트 세단으로 인기를 끌었던 탈리스만을 한국화한 SM6를 공개하고 중형 세단의 붐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SM6 트림은 2리터 GDI 엔진, 1.6리터 터보 GDI 엔진, 2리터 LPLi 엔진, 1.5L 디젤 엔진으로 나뉜다. 아직 정확한 연비가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르노삼성은 연비에 대해 자신했다.
우형표 상품기획 담당은 “올 하반기 출시될 1.5L 디젤은 하이브리드 수준과 동등한 수준의 연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도 새로 출시할 올 뉴 K7 강점으로 연비를 내세웠다. 2.2리터 디젤 엔진을 도입한 점이 눈에 띈다. 총 7가지 엔진 중 3.3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290마력(ps), 최대토크 35.0kg·m의 엔진성능을 구현했으며, 공동고시 신연비 기준 복합연비 10.0km/ℓ(18인치 타이어. 구연비 기준 시 10.4km/ℓ)로 이전 모델 3.0 가솔린과 동등한 수준의 연비를 구현했다.
2.2 디젤 모델은 복합연비 14.3km/ℓ(17인치 타이어. 구연비 기준 시 14.8km/ℓ)로 동급 디젤 중 가장 높은 연비를 달성했다고 기아차는 밝혔다.
고연비 대명사로 불리는 푸조는 인기모델 2008의 유로6 버전을 내놓으면서 연비를 17.4km/L에서 18km/L로 높여 주목을 받았다.
준중형 자동차인 SM3와 K3도 고연비를 노린 디젤 모델이 출시됐다.
◇안전을 위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차간 간격이 좁혀지면 알람을 울리고 자동으로 차선을 유지해주는 ADAS가 이제는 고급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ADAS는 긴급 제동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간 거리 경보 시스템, 오토 하이빔,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 등을 말한다. 대부분 수입차에는 ADAS가 기본 장착됐다.
SM6는 중형세단임에도 긴급 제동 시스템과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 등을 장착해 ADAS의 대중화 포문을 열었다. 지난해 말 출시된 EQ900에는 짧은 시간이나마 스스로 운전을 할 수 있는 HDA(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으로 주목을 받았다.
KTB투자증권은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안전·편의성능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어 ADAS 채택률은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레벨2에 해당하는 차량은 현재 2만3000대에서 2030년에는 3155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친환경차 시장 전망. 출처 : IHS(2015.07)>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