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알뜰폰 전용 앱 만든다

우정사업본부가 우체국 알뜰폰 전용 앱을 만든다. 통화량이나 데이터량을 실시간 조회할 수 있는 앱이다. 이동통신사에 비해 취약하던 알림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알뜰폰 경쟁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를 보강하고 판매처를 확대해 새해 100% 성장이 목표다. 전체 알뜰폰 시장은 600만 가입자 돌파를 눈앞에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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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13일 서울 명동 서울중앙우체국을 찾아 알뜰폰 인기를 확인했다. 최 위원장이 창구 직원에게 시민들의 선호도와 판매현황을 질문하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본은 우체국 알뜰폰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제작하고 있다. 우본 관계자는 “알뜰폰 사용 현황을 조회할 수 있는 앱을 만들고 있다”며 “상반기 출시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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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이 만들어지면 남은 데이터량이나 통화량, 사용 요금 등을 실시간 알아볼 수 있다. 지금까지 알뜰폰은 전용 앱이 없는 곳이 많아 이용자가 큰 불편을 겪었다. 얼마나 사용한지 알 수 없어 늘 불안했다. 정해진 사용량을 초과해 ‘요금폭탄’을 맞는 일도 있었다.

문자로 알려주기도 했으나 실시간이 아니었고, 그나마도 자주 해주는 것도 아니어서 불편했다. 앱이 있으면 실시간 조회가 가능해 이런 불편함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통신사와 비교해 취약했던 알림서비스가 강화되는 것이다.우체국 알뜰폰 가입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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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알뜰폰 업체 중 자체 앱을 가진 곳은 에넥스텔레콤, 유니컴즈 등 소수다. CJ헬로비전, SK텔링크, KT M모바일, 미디어로그 등 대기업 계열이 대부분이다. 앱을 만들고 관리하는 데 2억~3억원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은 중소 알뜰폰은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다. 우체국이 이를 대신 해주면 큰 힘이 될 수 있다.

우체국 알뜰폰 앱이 나오려면 우체국에 입점한 10개사가 가입자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알뜰폰 업계는 이참에 자체 앱을 만들려고 서두른다. 프리텔레콤은 이달 말, 이지모바일은 3월 자체 앱을 출시한다. 알뜰폰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다.

우본은 새로운 요금제도 선보인다.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오프라인 우체국에서 찾아가는 ‘O2O’ 요금제다. 부모와 자녀가 떨어져 사는 가족이 일상화된 현실을 반영했다. 알뜰폰 접근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우본은 현재 1300개인 판매우체국도 점차 늘려가기로 했다.

우본은 이처럼 서비스를 강화하고 판매점을 늘려 올해 누적가입자 6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연말 30만에서 100%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연초 성장세가 워낙 가팔라 목표달성을 낙관한다. 우체국 알뜰폰은 4일 이후 9영업일 동안 6만명 넘게 몰렸다. 월 10만명도 무난한 상황이다. 우본 관계자는 “현 가입 유입 추세라면 3월까지 20만명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연내 30만명을 모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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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인기로 일부 단말기는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13일 서울 명동 서울중앙우체국 알뜰폰 매장에서 고객이 이날 판매를 시작한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우체국이 질주하면서 알뜰폰 업계 전체가 들썩거린다. 성장 기대감이 크다. 지난해 11월 말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10%를 넘긴 알뜰폰은 이달 중 600만 가입자를 돌파할 전망이다. 작년 5월 500만을 넘어선 이후 8개월여 만에 100만명을 모은 것이다. 올해는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연초 ‘제로요금제’를 앞세운 우체국 알뜰폰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다른 알뜰폰 업체까지 가입자가 급증했다. 더욱이 우체국 가입자 70~80%가 이동통신사에서 넘어온 고객이라는 점에서 전체 가계통신비 인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윤석구 알뜰통신사업자협회 회장은 “홍보효과가 극대화되면서 알뜰폰 업계 전체가 고무된 분위기”라며 “어떻게 이 분위기를 이어가 네 번째, 다섯 번째 이동통신사 역할을 할 것인지 업계가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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