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4·13 총선에 출마하기 위한 공직자 사퇴시한이 14일 종료되면서 ‘금배지’를 향한 전직 공무원 발걸음이 본격화됐다. 사상 초유 선거구 실종 사태 속에서 출사표를 던진 고위직 공직자들은 정치 쇄신과 경제 활성화 등을 앞세워 총선 레이스를 달굴 전망이다.
이번 총선에는 유독 현정부 장관 출신 출마자들이 많다. 이미 경제부총리 사퇴 이후 새누리당으로 복귀한 최경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장관),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 전반기 이른바 ‘진박’으로 분류되는 장관들이다. 경제 활성화와 정치 쇄신을 화두로 제시했다. 대구 달성에 출마하는 추경호 전 장관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치로 들어간다. 정치 생산성을 높이겠다”며 공직 퇴임의 변을 밝히기도 했다. 추 전 장관이 대구 달성에 출마하면서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역구를 대구 중·남구로 옮기는 등 전직 장관 출마에 따른 파장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윤상직 전 장관은 부산 기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현 정부 최장수 장관으로 실물 경제를 책임진 성과를 앞세워 지역 민심을 공략한다. 정종섭 전 장관은 대구 동구갑으로 출마해 류성걸 의원과 맞붙는다.
국무총리실 출신 공직자 활약도 두드러진다. 추경호 전 장관을 포함해 이번 총선 레이스에 뛰어든 국무총리실 출신 공무원은 총 6명으로 역대 최다다. 개별 부처와 달리 국정을 총괄하고 주도한 공직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김성환 전 국정과제관리관(광주 북구을), 박장호 전 개발협력정책관(서울 구로을), 강영환 전 공보협력비서관(대전 중구), 이호영 전 총리비서실장(경남 의령)과 함께 김효훈 전 민정민원비서관실 행정관(경남 양산)도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처럼 고위직이 대거 총선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장차관 출신 인사들 대부분은 박근혜 대통령이 현 정부 들어 직접 발탁, 임명했던 인사들이라 향후 어떤 지역구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초미의 관심사다.
이 외에 고용노동부 기획조정실장 출신인 조재정 새누리당 노동수석전문위원도 총선행을 선언하고 지역구로 향했다. 이수원 국회의장 비서실장(차관급)도 14일 실장직 사임과 함께 부산 진을 지역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번 총선에는 경찰 출신도 눈에 띈다.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대구 달서을로 출마한다. 경찰대학 안재경 학장은 안철수 의원과 손을 잡았다. 전남 장흥 출신이라 이 지역구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윤원욱 강원지방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도 태백·영월·평창·정선 선거구 출마에 뜻을 두고 사직했다.
출마 의사를 접은 공직자도 있다. 후임 국무조정실장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은 출마 의사를 철회했다. 이 외에도 경기지역 출신 차관급 인사도 다수 출마 의사를 접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