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일 뒤 만나는 17년 만의 `에버랜드 판다`… 삼성 "준비 이상 無"

지난해 12월 섭씨 10도의 쌀쌀한 날씨에 일본 도쿄 우에노동물원 자이언트 판다 리리(수컷)와 신신(암컷)은 야외 방사장에서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오카모토 유미코 우에노동물원 교육보급과 큐레이터는 “판다 고향인 중국 쓰촨성은 연 평균 기온이 8도”라며 “실내 사육장은 판다가 좋아하는 25도 이하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2011년 일본에 온 중·일 ‘우호 친선’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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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일본 도쿄 우에노동물원에서 자이언트 판다 수컷 `리리`가 식사를 즐기고 있다. / 도쿄(일본)=서형석기자

100여일 뒤 용인 에버랜드에서도 판다를 만날 수 있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자이언트 판다 한 쌍을 17년 만에 재도입하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챙기는 ‘판다 회복’이다. 1972년 중국 외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 판다를 키운 우에노동물원은 ‘에버랜드 판다’에 “판다 연구 저변이 넓어질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삼성물산은 정보기술(IT)과 콘텐츠 경쟁력으로 판다 사육을 준비하고 있다. 사육장은 반투명 유리로 꾸며 자연 채광을 쬘 수 있도록 했다. 실내는 야생에 최대한 가깝게 꾸민다. 중국, 태국 판다 전문가를 공사 현장에 초청, 의견을 수렴했다.

IT는 언제나 판다와 함께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판다는 하루 절반을 잠들어 보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통신, 가전, 센서 기술은 판다 정보 제공과 함께 최적 사육환경을 구현한다.

판다는 에버랜드 40년 역사에서 ‘미완의 퍼즐’이다. 1994년에 10년을 목표로 ‘밍밍’과 ‘리리’를 데려왔지만 외환위기로 5년 만에 반환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달라진 위상에 걸맞게 판다를 키우겠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그룹 매출은 1998년 102조원에서 2013년 380조원으로 뛰었고 ‘SAMSUNG’ 브랜드 가치는 453억달러로 세계 7위다. 에버랜드는 15% 번식률을 이겨내고 중국 희귀종 ‘황금원숭이’를 3연속 번식시키며 멸종위기동물 연구 능력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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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옛 용인 자연농원(현 에버랜드)에 도입돼 4년여 간 생활했던 판다 `밍밍`과 `리리` <사진=삼성물산 리조트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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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가 2015년 개발한 새 판다 캐릭터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중국 보아오포럼에서 “삼성전자 최첨단 IT로 최신 설비를 마련, 많은 사람들이 에버랜드 판다를 즐기게 하겠다”고 중국 지도부에 공약했다. 삼성물산은 판다를 2016년 에버랜드 핵심 콘텐츠로 육성,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도쿄(일본)=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