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위기의 애플...아이폰 판매 감소 전망에 휘청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 애플이 새해 들어 위기에 휩싸였다.

지난 7일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4.2% 급락한 96.45달러로 마감했다.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달러 밑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4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135달러에 비해 28% 이상 하락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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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판매량 추이

애플 주가 하락은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 판매 부진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2016회계연도(2015.10~2016.9) 아이폰 판매가 처음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모건스탠리는 2016회계연도 아이폰 판매를 2억1800만대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5.7% 감소한 수치다. 2016년 1~12월 아이폰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9% 하락한 2억2400만대로 예상했다. 올해 판매가 감소한다면 아이폰 역사상 처음이다.

JP모건도 “11월 판매량을 봤을 때 아이폰6S는 출시 초기부터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4분기 판매량은 7600만대 정도로 기존 예상보다 300만대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이 1분기 아이폰 생산을 감산할 것이라는 소식은 결정타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9월 발매한 아이폰6S와 6S플러스 올 1분기 생산량을 계획보다 30% 줄인다고 보도했다.

아이폰 성장세가 주춤한 것은 중저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업체 경쟁이 심화된 때문으로 풀이됐다. 성능은 높이고 가격은 낮추는 ‘치킨게임’이 본격화되면서 아이폰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 스마트폰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신규 수요 확보도 쉽지 않다. 신흥국 통화 대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판매가가 높아진 점이 판매부진에 한몫했다.

애플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한다면 아이폰 판매 부진은 뼈아프다. 아이폰은 애플 전체 매출 60%를 차지한다. 아이폰 매출 부진은 기업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결국 아이폰 비중이 높아지면서 애플 성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주장이 조금씩 고개를 들었다. 거대기업도 하나의 아이템으로 몰리게 되면 의존도가 높아진다. 결국 해당 아이템이 무너지면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높아진 중국 의존도도 문제다. 애플은 2014년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로 화면을 더 키웠다. 중국 시장은 달라진 아이폰에 뜨겁게 반응했다.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약진하며 지난해 3분기 매출 515억달러(약 12조6000억원)라는 사상최대 실적을 거뒀다. 실적은 고공행진했지만 애플은 위기에 노출됐다. 중국 의존도(매출 기준 26%)가 너무 높아져서다. 애플 입장에서 한쪽에 치우친 매출 구성이 부메랑이 됐다.

중국업체 부상도 애플에 위협요인이다. 세계 1위 삼성전자와 2위 애플에 이어 세 번째로 스마트폰 출하량(2015년) 1억대를 돌파한 화웨이가 대표적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23.7%)와 애플(13.6%)에 이어 세계 3위(7.5%)로 올라섰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S와 지난해 5월 내놓은 P8 판매 호조로 화웨이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 3강 자리를 굳힐 전망이다.

애플의 가장 큰 딜레마는 아이폰을 대체할 품목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이패드를 비롯한 다른 아이템이 성장을 하지 못하며 오히려 하락하는 분위기다. 애플은 지난해 7~9월에 해당하는 회계연도 4분기 동안 988만대 아이패드를 판매했다. 아이패드 분기 판매량이 1000만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1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야심차게 내놓은 12.9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아이패드프로 판매량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애플워치가 기대를 모으고 있으나 아직 웨어러블 시장은 완전히 열리지도 않았다. 애플카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애플의 힘든 상황이 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0달러 아래로 하락한 주가가 60달러선 밑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희망적인 전망도 있다. 애플은 지난 회계연도 역사상 최고의 실적을 보였다. 2015 회계연도에 애플은 자산이 2350억달러에서 2840억달러로 49억달러 증가했다. 애플이 막대한 현금을 바탕으로 기업간거래(B2B)에 경험을 갖춘 기업을 인수해 B2B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수년 동안 애플 매출은 완만한 상승세라기보다는 변동성이 커 현재 상황이 그리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또 애플이 과거에 보여줬던 것과 같은 혁신적이고 고수익인 신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지난해 다소 부진을 보였던 애플이 올해 다양한 신제품 라인업으로 시장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애플 신제품으로 아이폰7에서부터 애플TV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제품은 아이폰7이다. 아이폰6S가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량에 그쳐 아이폰7이 예상보다 일찍 출시될 것이라는 설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출시가 2~3개월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워치2 출시도 점쳐지고 있다. 기존 모델보다 더 얇아지고 배터리 수명은 더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애플워치가 시장 기대만큼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지 못한 상황에서 애플워치2가 얼마나 선전할 것인지 관전 포인트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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