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가 주파수 경매 ‘뇌관’으로 부상했다. LG유플러스가 2.6GHz 경매 대상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면 자칫 통신용으로 할당된 2.6GHz 전체를 독점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하는 대역을 확보하기 위한 통신 사업자끼리 수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 주파수 경매방안 설계에서 2.6㎓ 대역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2.1㎓ 대역에 이은 ‘2차 주파수 전쟁’을 예고했다.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가 해당 대역을 독점할 우려가 있어 경매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가 2.6㎓ 대역에서 40㎒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고 있는데, 추가로 주파수를 가져가면 한 대역을 독차지한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크게 반발했다. 만약 특정 대역 독점 우려로 경매 참여를 막는다면 2.1㎓ 대역에서도 경쟁사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부는 제4이동통신 심사를 마친 후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주파수 경매방안을 발표한다. 제4이통 심사결과에 따라 60㎒ 또는 20㎒폭이 경매에 나온다.
◇뉴스의 눈
지난해 11월 말 ‘20㎒ 경매안’이 확정되된 이후, 이번에는 2.6㎓ 대역이 주파수 경매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이 대역은 LG유플러스가 40㎒폭을 사용 중이다. 60㎒폭이 경매로 나올 예정이다. 제4이동통신이 이 대역을 선택해 심사를 통과하면 20㎒폭만 나온다. 제4이통이 탈락하면 60㎒폭이 통째 나온다.
SK텔레콤과 KT 주장 핵심은 ‘망투자 감소’와 ‘공정경쟁’으로 요약된다. 두 회사에 따르면 선투자가 이뤄진 주파수 대역에선 새로운 주파수를 할당받아도 추가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전국에 기지국을 건설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도 새로운 주파수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사는 공정경쟁도 강조한다. 2.6㎓ 대역이 세계적으로 롱텀에벌루션(LTE) 용도로 쓰이는 황금 주파수인 만큼 특정 회사가 독점하면 공정경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세계 공통대역을 사용하면 장비나 단말기 수급이 유리하고 해외 로밍도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LG유플러스는 경매로 나오는 60㎒폭 중 일부만 확보해도 활용도가 높다. 기존 주파수와 붙여서 사용하면 속도가 빨라지고 트래픽 분산효과가 크다. 더욱이 다른 대역에선 광대역 주파수 확보가 쉽지 않다.
2.1㎓ 대역은 물론이고 700㎒ 대역도 만만치 않다. 700㎒ 대역은 재난망 시범사업을 하는 업체가 가져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번 경매에 나올 예정인 3개 광대역 중 2.1㎓와 700㎒를 제외하면 남는 건 2.6㎓뿐이다. 가뜩이나 광대역 주파수가 하나뿐인 LG유플러스는 2.6㎓ 광대역 확보에 사활이 걸렸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 주장에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시장논리를 따르는 경매에 참여를 막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정 회사가 광대역 주파수를 과점하면 주파수 불균형이 심화된다는 논리도 폈다. 2013년 할당받아 어렵게 개척한 대역을 경쟁사가 손쉽게 가져가려 한다며 반발했다. “2.1㎓ 대역도 경매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고 역공을 가하기도 했다.
2.1㎓에 이어 새롭게 2.6㎓ 논란을 접한 미래부는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주파수 경매방안 발표를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특정 업체가 한 주파수 대역을 독점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2.6㎓ 대역 경매참여를 제한하면 LG유플러스가 갈 곳이 없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