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주말 짱]한 세기 전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미술관이 된 구 벨기에영사관`展

미술관이 자신의 111년 이야기를 전한다. 한 세기 전 벨기에영사관으로 탄생하면서부터 훗날 시민 미술관으로 돌아오기까지 건물 사연을 담았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서울 남현동 ‘남서울생활미술관’에서 진행하는 근현대사 프로젝트 ‘미술관이 된 구 벨기에영사관’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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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현동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미술관에서 2월 21일까지 진행 중인 `미술관이 될 구 벨기에영사관`전. <사진=서울시립미술관>

1905년 서울 회현동에 첫 자리를 잡은 미술관은 1897년부터 1910년까지 존재했던 ‘대한제국’ 주재 벨기에영사관으로 첫 문을 열었다. 1970년 상업은행(현 우리은행)이 불하 받아 사용하다 1983년 현 위치로 이전, 복원돼 2004년부터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다.

올해는 준공 111주년을 맞는다. 2004년 미술관으로 재탄생하면서 많은 부분을 화이트큐브 형태로 사용하다가 2013년 생활미술관으로 특성화한 후 복원작업을 진행했다. 전면 화강암과 붉은 벽돌의 벽면이 발코니의 석주와 조화를 이뤘다. 1900년대 고전주의적 양식 특징을 살렸다.

‘미술관이 된 구 벨기에영사관’전은 건축물 역사와 특징을 해석한 건축부문, 건축물 및 주변 환경에 대한 작가의 예술적 재해석이 담긴 미술부문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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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현동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미술관에서 2월 21일까지 진행 중인 `미술관이 될 구 벨기에영사관`전. <사진=서울시립미술관>

건축부문은 한국근대건축역사학자 안창모 교수가 초청 큐레이터로서 본격적인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이 성과들은 전시와 심포지엄을 거치며 역사 속에 드러나지 않았던 과거를 현재로 불러들였다. 또한 원오원팩토리, 문화재복원모형 전문가 고주환 소장, 건축가 최욱씨 등이 참여했다. 역사와 건축, 문화재 간 협업으로 전시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전시 주인공인 건축물 본 모습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전시를 탄생시켰다. 정통한 전문가 눈과 손을 통해 구 벨기에영사관은 역사적 가치와 건축물이 지닌 아름다움을 세상에 처음으로 자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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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현동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미술관에서 2월 21일까지 진행 중인 `미술관이 될 구 벨기에영사관`전. <사진=서울시립미술관>

미술 부문은 김상돈, 노상호, 임흥순, 장화진, 허산 작가와 남서울예술인마을 그룹이 함께 참여했다. 회화, 조각, 영상, 사진,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작가들은 미술관 지형을 미술관에서 시작하여 주변 지역인 사당과 남현동까지 확장해간다. 현재적 관점에서 남서울생활미술관 건축물이 지닌 역사, 문화, 사회에 걸친 다층적 의미를 재생산한다.

건축 부문이 역사와 특징을 밝혔다면 미술 부문은 현재 시점에서 건축물과 주변 환경을 재해석했다. 과거에 대한 질문과 궁금증에 건축물이 답했다면, 미술은 지금 시점에서 사람들이 느낀 감성을 함께하고자 했다. 참여한 작가들은 미술관을 비롯해 미술관이 있는 남현동과 사당지역까지 그 화두를 확장하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 건축물이 담고 있는 내면의 다양한 층위들을 재해석했다.

‘미술관이 된 구 벨기에영사관’전은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구 벨기에영사관이 지닌 근대문화유산으로서 유서 깊은 가치와 미술관으로서 현재적 의미를 접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전시는 2월 21일까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주말, 휴일은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관람료는 없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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