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한화큐셀 태양광발전소 지어서 팔지만...서로 다른 자세

OCI·한화큐셀 등 우리나라 대표 태양광기업이 발전소를 지어 매각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발전소를 건설해 폴리실리콘과 태양광모듈 등 생산제품 판로를 확보하고, 매각을 통해 두 자릿수가 넘는 차입수익률을 올리는 일석이조 전략이다. 발전소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신규 발전소 건설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은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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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가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건설한 태양광발전소.

6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OCI는 지난 2012년 태양광발전 사업에 뛰어든 이래 준공한 발전소 75%가량을 매각했다. OCI는 국내외 총 206㎿ 규모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해 158㎿는 매각하고 48㎿만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건설중인 나머지 236㎿ 규모 발전소도 조건에 맞는 구매자가 있으면 얼마든지 매각하겠다는 입장이다.

OCI가 건설한 태양광발전소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은 폴리실리콘 생산·판매 중심이라는 사업구조 때문이다. 이 회사 주력은 세계 3위권 생산능력을 갖춘 폴리실리콘이다. 태양전지·태양광모듈 생산과 발전소건설 등 후방산업도 일부 병행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폴리실리콘 판로 확보를 위한 수단이다. 이우현 OCI 사장은 수 차례 태양광 전 밸류체인을 수직계열화하는 것보다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갖춘 폴리실리콘에만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바 있다.

한화큐셀 역시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해 일부를 매각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에 건설 예정인 50㎿ 규모 태양광발전소 사업권을 미리 매각했다. 다만 OCI가 발전소 매각에 주력하는 것과 다르게 한화큐셀은 건설한 발전소를 운영하는 것이 주력이고, 전략적으로 매각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만 발전소를 판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국내외 약 250㎿ 규모 발전소를 건설했거나 건설할 예정인데, 이 중 20% 수준인 50㎿ 내외만 발전소 또는 사업권을 매각하고 나머지는 직접 운영하고 있다.

한화큐셀이 발전소 매각보다 운영에 비중을 크게 두는 것은 태양전지·태양광모듈 판매가 주력이라는 사업구조 때문이다.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또 다른 태양광업체에 판매하는 OCI와 다르게 한화큐셀은 태양광 제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때문에 태양광 보급에 앞장서는 대표기업이라는 이미지가 필요하다. 직접 발전소를 운영하는 것은 실증 데이터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태양광발전소를 지어서 팔아 치우는 장삿속으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해 매각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OCI 관계자는 “태양광발전소 매각으로 10% 이상 차입수익률을 올렸다”며 “매각을 통해 재무상 부담을 최소화하고 확보된 재원을 차기 발전소 건설에 투자하는, 시장상황에 따른 전략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OCI·한화큐셀 국내·외 태양광발전소 건설, 매각 현황

자료: 각 사 취합

OCI·한화큐셀 태양광발전소 지어서 팔지만...서로 다른 자세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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