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패키징 전문업체 네패스가 새해 매출 30% 확대를 목표로 세웠다. 반도체 사업은 웨이퍼레벨패키징(WLP) 물량 증가가 예상되고 적자를 지속했던 디스플레이 사업도 일본 대형 고객사 주문이 늘면서 턴어라운드를 맞을 전망이다.
3일 증권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패스는 올해 매출액 목표를 작년 대비 30% 이상 확대된 수치로 정했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지난해 네패스 매출은 3100억원 안팎이다. 네패스는 2013년 매출 3630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2014년 3288억원을 기록하는 등 2년간 매출 하향세를 지속했다. 디스플레이 터치 사업 실적이 저조했던 탓이다.
올해 매출이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디스플레이 사업 매출 확대다. 이익 수준도 흑자로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네패스는 일본 샤프를 하이브리드인셀터치(HIT) 고객사로 확보했다. 샤프가 중국 고객사로 공급하는 패널을 단독으로 받아 HIT 공정 작업을 수행한다. 샤프는 올해 중국 소형 패널 사업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분야는 전력관리칩(PMIC) WLP 물량 확대 기대가 크다. 네패스는 지난해부터 국내 대형 고객사 PMIC 패키징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해당 PMIC는 해당 업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쌍으로 붙어 전력관리를 맡는다. 이 회사 AP는 내년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외 중저가 제품에도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PMIC 물량이 확대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오디오 코덱 물량도 늘어난다. 네패스 주요 고객사 시러스로직은 지난해 울프슨을 인수했다. 시러스로직은 A사에, 울프슨은 S사에 오디오 코덱칩을 공급했다. 시러스로직은 인수 완료 후 울프슨 제품 패키징도 모두 네패스에 맡겼다. 양대 스마트폰 업체에 탑재되는 오디오 코덱칩 물량을 모두 받아온 것이다.
이병구 네패스 회장은 “올해는 매출과 이익 모두 전년 대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며 “디스플레이 사업도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패스가 보유한 핵심 기술은 플립칩 범핑과 WLP다. 플립칩 범핑은 실리콘 칩(Die) 표면에 전기가 통하는 돌기(Bump)를 형성한 후 기판과 전기적, 물리적으로 접합하는 패키지 형태를 의미한다. 금속으로 칩 주변과 기판을 연결하는 와이어본딩(wire-bonding) 방식 대비 크기가 훨씬 작은데다 접합 거리가 짧아 외부 노이즈와 인덕턴스(inductance)가 낮다. 와이어본딩과 비교하면 입출력(IO) 속도도 빠르다. 플립칩 방식을 사용하는 칩 수요는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WLP는 가공이 끝난 웨이퍼를 잘라내지 않은 상태에서 패키징 및 테스트를 진행한 후 마지막으로 절단 공정을 수행한다. 잘라낸 뒤 가공하는 것 보다 생산성이 높지만 높은 기술 수준이 요구된다.
한주엽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