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우리나라 풍력발전소 설치용량이 처음 기가와트(GW·1000㎿)를 넘어선다. 지난 1998년 제주도 행원풍력발전소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에 풍력발전설비가 보급된 이래 18년 만에 일궈낸 성과다. 기가와트 시대는 열렸지만, 이제 겨우 세계 30위권 진입이라 갈 길은 멀다. 1위 중국과 2·3위를 달리는 미국·독일을 쫓아가려면 정부·산업계 모두 분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3일 한국풍력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834㎿까지 늘어난 풍력발전 설치용량이 새해 1GW를 돌파한다. 새해 건설 예정인 400㎿가 다 세워지면 1.2GW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 중 절반만 채워도 GW시대에 진입하게 된다.
지난 2014년까지 600㎿에도 미치지 못했던 풍력발전 보급량은 지난해 예년 보급량(연평균 52㎿)의 4배가 넘는 239㎿ 발전소가 연이어 들어서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풍력발전 입지 규제를 대폭 완화한 덕이다.
환경부와 산림청 등 관계부처가 풍력발전단지 진입로 규제를 합리적으로 풀고, 육상풍력 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 지침을 만드는 등 족쇄가 풀리면서 그동안 정체됐던 사업이 일제히 시작됐다. 지난해 추진된 사업 대부분은 산림청 진입로 규제 완화가 풀리면서 속도가 붙었다.
풍력발전 보급 상승세는 새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새해 설치예정단지는 한국남부발전이 추진하는 강릉안인풍력(60㎿), 남해파워 남해(망운산)풍력(45㎿), 신안그린에너지 천사풍력(42㎿), 평창풍력발전 평창풍력(30㎿), 청산풍력발전 청산풍력(30㎿) 등 총 440㎿ 규모에 달한다.
풍력업계는 새해에도 풍력발전 보급 확대가 이어지려면 ‘경제림’에 풍력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도록 추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제림은 삼림을 계획적으로 육성해 경제적으로 이용하는 산림이다. 풍력발전소 건설에 좋은 강원도·경상도 산지 70%가 경제림으로 묶여있어 보급 확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풍력발전업계 관계자는 “경제림에 풍력발전소를 건설하려면 절차가 복잡하고 허가를 받기 어렵다”며 “산림을 계획적으로 육성한다는 경제림에 풍력발전소를 건설하겠다는 것이 부딪히는 상황이라 이에 대한 조율 또는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근 6년간 풍력발전소 설치량 추이(자료:한국풍력산업협회)>
<2016년 준공 예정 풍력발전 단지나 사업(자료:한국풍력산업협회)>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