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3일 전국에서 실시되는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4·13 총선)에서는 ‘야권 분열’이 가져올 정치적 파장이 가장 큰 변수로 꼽혔다. 야권분열을 보는 전문가 시각은 미묘하게 달랐다. 전자신문 4·13 총선 기획에 조언한 전문가들은 ‘안철수 신당’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총선 결과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차기 대선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야권분열이 반드시 총선 결과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볼 필요는 없다. 야권 표가 분산되면서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높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13대와 15대 총선에서도 야권이 분열됐지만 총합은 야권이 많았다. 이른바 ‘여소야대’ 구도가 만들어졌다. 안철수 신당이 중도표를 가져가고 더불어민주당(옛 새정치민주연합)이 진보표를 얻는다면 지지층이 겹치지 않을 수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 사례에서 보듯 야당 분열이 반드시 여당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며 “새누리당은 안철수 신당 중도표 흡수 가능성을 신경 쓰고 있고,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권이 성과를 거두려면 안철수 리더십 검증과 신선한 인재 영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동안 안철수 의원은 인지도와 명성에 비해 뚜렷한 정체가 없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왔다. 타이밍이 느려 ‘간을 본다’는 말도 들었다. ‘안철수식 새정치가 뭐냐’는 궁금증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이 같은 지적을 얼마나 극복하는지에 따라 또 하나의 지역당에 그칠지, 전국적 영향력을 행사할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안철수 현상’은 있었지만 국민이 원하는 리더십에 안 의원이 부응을 못했다”며 “유권자가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선한 인재’는 야권 전체가 당면한 과제다. 물론 선거에서 인재 중요성이야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지만 구조적 열세에 놓인 야권에는 생존이 걸린 절박한 문제다. 안철수 신당은 기성 정치인만으로는 ‘개혁 이미지’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인식이 박히는 순간 혁신 동력은 사라질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지지층을 확대해야 한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윤태곤 정치평론가는 “더불어민주당은 친노 색채가 짙은 인물이 약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어떻게 넓은 스펙트럼을 유지하는지가 승패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