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빅데이터 바람이 불면서 활용 영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마케팅, 리스크 관리, 보안, 신용평가 등 금융업 전 부문에 빅데이터 기반 인프라가 속속 갖춰지고 있다. SNS, 댓글, 기사, 음성,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행동 분석, 비금융 거래정보 분석, 온라인 평판 조회, 인성테스트 등 다양한 고객 신용평가 모델이 출현했다.
국내 카드사는 빅데이터 기반 CLO(Card Linked Offer) 서비스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다. 은행·보험사는 리스크 관리, 보안 등 영역에 접목한다.
CLO는 카드사가 보유한 빅데이터 분석 정보를 기반으로 고객별 맞춤 혜택을 부여하고 결제와 동시에 할인 혜택을 적용해 주는 서비스 플랫폼이다.
국내 은행과 보험사도 해커 외부 공격 차단이나 보험사기 적발 등에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KEB하나은행은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으로 대량 로그 데이터를 분석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악성코드 공격에 대한 보안성을 강화했다. 삼성화재는 빅데이터를 토대로 접수된 사고 패턴 및 위험도를 분석해 보험사기 의심 건을 추출하는 고위험군 사고 분석시스템 IFDS(Insurance Fraud Detection System)을 운용중이다.
해외 금융권(핀테크기업, 인터넷전문은행 포함)에서는 빅데이터 활용도가 국내보다 더 높다. 마케팅, 리스크·보안 관리 영역을 넘어 고객 행동분석, 비금융 거래정보 분석, 온라인평판 조회, 인성테스트 등 다양한 개인 신용평가 모델을 적용한다. 고객 글쓰기, 쇼핑행태, 상품약관을 읽는 시간 등 다양한 고객 행동패턴을 분석해 대출 상환의지까지 평가한다.
미국 신용평가회사는 맞춤법을 틀리지 않는 사람일수록 원금 상환 의지가 강하다는 특성을 이용해 대출자 SNS, 댓글 등을 확인해 이를 신용평가 변수로 활용한다.
금융산업은 본질적으로 개인정보 기반 산업이다. 다양한 경로로 고객 정보가 축적돼 정보 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이 사라질수록 금융산업은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금융사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특성에 맞는 가격에 제공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논의되는 빅데이터 활성화는 정체에 빠진 국내 금융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주요국 금융사는 기업 내·외부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조합·활용해 다양한 부문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금융산업에서는 상품개발, 마케팅, 부정행위 방지, 신용평가, 리스크관리 등 부문에서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핀테크 기업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금융영역도 개척한다.
활용 측면에서 아직 걸음마 단계다. 실제 국내는 아직까지 개인정보 활용 제약이나 장기 투자 부족 등으로 내부 데이터 기반 활용에 그친다.
김종현 우리금융 전략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사는 자체적으로 빅데이터 활용역량을 높이는 한편 외부 기업과 제휴해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