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안마의자깡` 사기 기승…대책 마련 시급

고가 렌털 제품인 안마의자를 빌린 뒤 중고로 되파는 신종 ‘안마의자깡’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를 통해 개인간 거래를 하고 있어 적발과 단속이 쉽지 않다. 명백한 범죄인데다 피해자도 속출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렌털로 판매한 고가 안마의자가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 매물로 올라오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안마의자 판매업체 A사는 할부로 판매한 고가 안마 의자가 중고나라 매물에 올라와 홍역을 치르는 중이다. 렌털 제품을 중고로 판매하는 사람이 렌털 업체에 할부금 납입을 중지하고 명의도 이전하지 않은 채 제품을 되팔아 잠적하는 수법을 쓰기 때문이다.

Photo Image
중고나라에 안마의자를 검색한 결과 화면출처 - 중고나라

출처 - 중고나라

실제로 국내 최대 인터넷 중고거래 장터 ‘중고나라’에는 안마의자 판매 게시물이 일 평균 50건씩 올라온다. 이 중 상당수는 정상적인 제품 거래지만 렌털 제품을 불법 판매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글도 상당수다.

Photo Image
중고나라에 공지사항에 게시된 `법에 저축되는 품목`출처-중고나라

출처-중고나라

렌털 제품 판매는 불법이다. 렌털 제품 소유권은 약정한 기간 동안 고객이 아닌 회사에 있다. 사용자는 약정 기간 동안 렌털 제품 사용과 보관의무가 있고 판매는 불가능하다.

문제는 개인적으로 이뤄지는 거래인데다 판매 물품이 렌털 제품인지 여부를 사전에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사이트는 렌털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시리얼 넘버 사진을 같이 게시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위조 시리얼 넘버를 이용하면 적발이 어렵다. 위법 여부가 불분명해 경찰이 거래에 개입하기도 어렵다.

A사는 중고나라에 올라오는 자사 안마의자 매물만 집중 모니터링하는 인력을 법무팀에 배치했다. 온라인상 임의 판매를 막기 위해 일부 중고거래 사이트로부터 게시글 삭제 권한도 받았다.

A사 법무팀 관계자는 “불법 거래 초동 조치 및 피해자 발생 방지를 취하고 있다”며 “불법판매로 의심되는 경우 게시글 삭제처리 및 사이트 접근정지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불법판매자는 즉각 형사고소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문제를 차단할 방법이 없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정확한 피해 규모도 알려지지 않았다. 안마의자 평균가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피해액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5월에는 안마의자 등 고가 렌털 제품을 빌려 조직적으로 인터넷에 되판 일당이 경찰에 붙잡힌 사례도 있다. 이들은 안마의자 30여대 등을 되팔아 1억원 상당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수사국 관계자는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사이버범죄가 아니라 횡령죄에 해당한다”며 “인터넷상에서 개인 간 거래에 비롯된 것은 민사사건이어서 수사당국이 바로 개입할 여지는 적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피해사례를 집계하거나 관련 대응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