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원희룡 제주지사에 듣는다…“전기차·스마트관광에 미래걸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전기자동차’와 ‘스마트(Smart) 관광’을 두 축으로 미래 변화와 성장을 주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1)’에 참가해 제주 ‘카본 프리 아일랜드(탄소 없는 섬)’ 비전을 소개하고 국제사회 호응을 얻었다. 지난 16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열린 ‘정보통신 미래모임’에 특별 강연자로 나선 원 지사는 “국제사회에 한국 대표 모델이자, 세계에 적용할 모델로 제주 사례를 알리면서 카본 프리 아일랜드 비전에 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역설했다. 그는 “전기차와 스마트 관광이 제주 미래를 견인하게 될 것”이라며 정보통신기술(ICT)과 친환경에너지 융합이 필연적 트렌드라고 강조했다.

◇“제주를 세계적 전기차 상용도시로”

원 지사는 2030년 제주 ‘카본 프리 아일랜드’ 비전을 실현할 핵심동력으로 ‘전기차’를 꼽았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파리 COP21 기조연설에서 제주 카본 프리 아일랜드 사례를 제시한 후 탄소 감축 의지를 천명했다”며 “중앙정부에서 추진력을 갖고 전기차·신재생에너지 활성화 정책을 국제사회에 약속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제주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 상용도시로 만들겠다는 전략도 풀어놓았다. 제주 전기차 확산 과정에서 미래 산업을 견인할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을 밝혔다.

충전인프라 서비스, 마이크로그리드 연계형 모델 등 전기차 후방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제주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완성 모델로 6개국 8개섬이 참여하는 ‘국제 녹색섬 포럼’ 회원 섬을 우선 공략해 세계 2000여 도시로 확산한다는 전략이다. 이들 모두 제주와 마찬가지로 친환경 청정 섬 구축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선도적 사업 모델을 완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원 지사는 “제주의 궁극적 목표는 세계적 전기차 인증센터이자 테스트베드를 조성하는 것”이라며 “제주는 전기차 배터리 용량에 따른 예측 가능한 운행거리와 도로환경을 지녀 전기차와 연관된 산업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글로벌 최적지”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새해 3조원 규모 ‘제주그린 특수목접법인(SPC·가칭)’을 설립한다. 풍력 등에서 생산된 신재생에너지로 전기차뿐 아니라 마이크로그리드와 스마트그리드를 아우르는 신전력에너지 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원 지사는 “LG그룹과 한국전력이 제주그린 SPC 설립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며 “제주그린 SPC는 전기차와 가정, 상업시설 등 전력망을 첨단화한 신에너지체계로 글로벌 도서 지역 확산 모델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관광이 스마트하게 변한다

원 지사는 전기차와 함께 제주를 글로벌 대표 ‘스마트 관광 도시’로 만들 로드맵도 제시했다. ICT 산업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원 지사는 “제주의 청정 자연환경을 깨끗하게 보존해야 찾는 이가 많아지는데, 자연이 망가진다면 헛일이 될 수 있다”며 “전기차 등 친환경 에너지체계로 자연을 지키면서 찾는 이를 늘리려면 세계적 스마트 관광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항이나 크루즈 항만시설 확충은 물론이고 ICT 기반 관광산업 고부가가치화와 비식별화 개인정보 이용 범위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위치기반서비스(비콘·Beacon) 등 스마트 관광 플랫폼 구축에 우선 주력한다. 내년까지 제주공항과 중문·동문 등에 비콘을 이용한 개방형 관광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하고 사물인터넷(IoT) 기반 관광 서비스 모델로 확대할 전략이다. 제주 전 지역에 ‘와이파이 프리존’을 조성해 해외 관광객의 통신비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전기차 기반 렌터카·카셰어링 시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풍력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한 스마트그리드 플랫폼도 구축한다. 친환경 이미지 제고와 함께 도내 발전소나 전력망 추가 건설 비용을 줄이면서 발생한 편익을 공유하는 개념이다.

원 지사는 “인도네시아 발리는 IT 문화와 휴양을 결합한 ‘IT 후붓(Hubud)’을 조성해 비트코인으로 투어가 가능한 스마트 관광을 실현했다”며 “제주는 이 보다 한발 더 나아가 다음카카오·이스트소프트 등 도내 18개 IT 기업 자원을 활용해 친환경과 ICT가 융합한 관광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풍력+ESS’ 융합 발전 모델로 전기차 렌터카·카셰어링 시장을 활성화하고 발생한 편익을 기업과 도민에게 분배하는 신에너지체계도 조성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ICT업계에 제주 전기차와 스마트 관광 산업 동참을 요청했다. 최근 정부가 제주 전기차와 스마트 관광을 ‘규제 프리존(Free zone)’으로 선정한 만큼 이들 산업 육성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원 지사는 “정부가 각종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전략산업을 집중적으로 키우는 규제 프리존에 제주 전기차 인프라와 스마트 관광이 선정됐다”며 “공동주택과 다중이용시설 충전 인프라 구축과 공영·노외주차장 등에 충전 인프라 구축, 전용 주차구획 확보는 물론 ICT 기반 관광산업을 확대할 수 있는 법 기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