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술기업 IPO 실망감 컸다...기업 수도 주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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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기술기업 상장 성적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기업 숫자뿐 아니라 주가가 빠진 기업도 많았다. 내년 IPO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13일(현지시각) 테크크런치는 올해 미국 나스닥과 뉴욕주식거래소에서 기업공개(IPO) 기술기업은 28개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2013년 48개, 2014년 62개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IPO가 줄어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기술기업에 대한 과도한 기대로 생겨난 ‘거품’이 제거되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IPO기업 주가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절반가량이 공모가를 밑돌았다. 수공예품 거래사이트 엣시(Etsy)는 주가가 41% 빠졌다. 박스와 스퀘어는 기업가치가 마지막 사모 투자받았을 때보다 떨어졌다. 박스는 24억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IPO결과 17억달러로 가치가 떨어졌다. 최근엔 16억달러로 크게 하락했다. 스퀘어는 IPO전에 60억달러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상장 후 첫 날 시가총액은 42억달러에 그쳤다. 스퀘어 공모가는 11~13달러로 예상됐으나 실제 공모가는 주당 9달러에 그쳤다.

이 같은 실적은 그동안 IPO를 주도한 투자자가 IPO를 유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테크크런치는 예상했다. 넬슨 그리그 글로벌리스팅서비스 부사장은 “투자자가 매출 확대보다 수익성 확대에 투자 초점을 맞추면서 투자 패턴에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실적이 좋은 기업은 주가도 좋았다. 지난 10일 처음 거래를 시작한 아틀라시안은 주가가 30% 이상 폭등하며 성공 데뷔했다. 공모가 21달러보다 32.29% 뛴 27.78달러에 첫날 거래를 마쳤다. IPO로 462만달러 자금을 확보했고, 33억달러였던 시가총액도 57억달러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 회사는 최근 10년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6월 상장한 핏빗은 주가상승률이 56%에 달했다. 핏빗은 3분기 웨어러블 기기를 470만대를 판매, 점유율 22.2%로 1위를 지켰다. 애플워치 390만대를 판매한 애플을 제쳤다. 고대디(GoDaddy)도 68% 올랐다.

IPO기업 벤처캐피털 회사는 베세머가 박스, 마인드바디, 인스트럭처, 쇼피파이를 상장시켰으며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 사파이어 벤처스, 글린캐피털매니지먼트,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가 각각 3개 회사를 상장했다.

IPO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벤처캐피털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투자금을 단기간에 회수할 기회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시장 유동성도 점점 줄고 있어 회수를 하고 싶어도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내년에는 치열한 기술기업 투자 경쟁으로 기업 공개 전에 몸값이 치솟는 현상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공모시장에 나오면 올해처럼 거품이 빠지면서 옥석이 가려질 것이란 분석이다. 지속적으로 매출을 올리고 수익성을 확보한 기업 중심으로 IPO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난드 샌월 CB인사이트 최고경영자(CEO)는 “내년에는 두 가지 형태 IPO가 있을 것”이라며 “견고한 펀더멘털을 가진 기업이나 사모시장에서 투자 받기 어려운 기업이 상장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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