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부문별 책임강화·조직슬림화로 성장정체 극복 나선다

삼성이 부문별 책임을 강화하고 조직을 슬림화하면서 성장정체 극복에 나선다. 최근 단행한 사장단·임원 인사에서 이 같은 기조를 분명히 했다. 삼성은 이번 주 조직개편과 보직 인사를 마무리한다. 다음 주에는 신임 임원을 포함한 새 진용이 모두 참가하는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며 미래 대응에 박차를 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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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삼성은 지난주 사장단 및 임원 인사에 이어 이번 주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실시한다.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는 신규 임원을 포함한 글로벌 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경영전략 수립에 나선다.

올해 삼성 인사 특징은 사업부별 책임 강화와 조직 슬림화로 요약된다. 사장단 인사에서 부문장과 사업부장을 분리하며 사업부별 책임 경영체제를 강화했다. 이어진 정기 임원 인사에서는 외환위기를 겪였던 2009년 이후 최소 인원이 승진했다. 지난 4일 발표한 임원 인사에서 총 294명이 승진했는데 2009년 247명 이후 승진자가 300명을 밑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도 조직 슬림화 기조를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에서는 135명이 승진하며 165명이 승진한 지난해에 비해 18.2% 줄었다. 반도체를 제외한 모바일, TV 등 주력 사업 실적 부진 영향이다. 직급별로는 부사장 14명, 전무 30명, 상무 91명이다.

앞으로 조직개편이 마무리되면 상당수 임원이 퇴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퇴임하는 임원 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업계는 400명 전후가 될 것으로 관측한다. 1200명에 달했던 삼성 전체 임원 수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지켰다. 올해 최고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는 22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다. 14명이던 2013년 이후 2년 연속 증가했다. 탁월한 실적을 거둔 인력은 2년 이상 발탁 인사를 실시해 삼성형 ‘패스트 트랙’을 실현했다. 발탁 인사 대상은 총 44명이다.

휴대폰 글라스, 메탈 케이스 공정 개선을 주도하며 제조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 김학래 삼성전자 상무, 세계 최초 14나노 핀펫 공정개발과 양산을 주도한 심상필 삼성전자 상무는 2년 발탁으로 전무로 승진했다.

여성인력 승진도 주목된다. 여성인력 승진자는 총 9명이며, 이 중 새로 임원에 선발된 사람이 8명이다. 개발 분야 최초 여성 부사장 승진자도 나왔다. 김유미 삼성SDI 전무는 소형전지부터 중대형까지 포괄하는 SDI 최고의 전지 개발 전문가로, 소형 및 자동차전지 수주 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해외법인 우수인력의 본사임원 승진으로 국적에 관계없이 핵심인재를 중용했다. 전체 해외 현지인력 승진 규모는 4명에 그쳤지만, 삼성전자 DS부문은 최대실적 창출에 기여한 현지 VP급 3명을 본사임원으로 승진시키며 현지 인력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내년 상황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하며 위기경영, 시나리오 경영에 나서는 것으로 내부 방침이 정해졌다”면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까지는 일부 긴축으로 버티는 경영을 해야 하고 그런 상황이 인사에도 일정 부분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임원 승진자 현황(자료:삼성그룹)>

삼성그룹 임원 승진자 현황(자료:삼성그룹)

권건호·서형석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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