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은 지금]<45>개인용컴퓨터(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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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일본 PC업체인 도시바, 후지쯔, 바이오(VIO)가 통합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세 회사 통합 추진은 심화되고 있는 PC시장 수요 위축에 따른 자구책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이 웹에서 모바일로 옮겨가고 스마트폰이 위세를 떨치면서 데스크톱과 노트북 등 PC 판매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세계 PC업계 합종연횡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PC출하량 급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0일 아이패드 프로 출시에 앞서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PC를 보고 있으면 그것을 왜 사는지 모르겠다”며 “많은 사람이 노트북PC나 데스크톱PC 대신 아이패드를 선택할 것이다. 일단 사용하기 시작하면 더는 휴대폰 이외에 아무것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은 아이패드 프로를 띄우기 위한 다소 과장된 발언이었다. 그러나 완전히 허풍은 아니다. 수십년 동안 사무실과 가정 필수품이었던 PC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그 자리를 내주고 있다.

IDC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은 작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7100만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노트북 컴퓨터가 4200만대였지만 역시 하락 추세다. 윈도10 출시로 교체 수요를 기대했지만 수요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가트너 집계도 3분기 PC 출하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7.7% 줄어든 7372만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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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분기 PC출하량 (단위:천대) 자료:가트너

내수시장도 마찬가지다. 한국IDC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PC 출하량은 99만대를 기록, 10년 만에 100만대 미만으로 줄었다. 데스크톱 53만대, 노트북 46만대가 출하돼 전년 대비 각각 5.4%, 3.7% 감소했다.

PC시장 위축은 부품업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드디스크업체 시게이트 3분기 하드디스크 출고량은 지난해보다 26% 감소한 2880만대에 그쳤다.

린 후앙 IDC 애널리스트는 “가격 경쟁이 PC제조사에 타격을 가했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 확산도 PC 교체 수요를 둔화시켰다”며 “PC 업계에 통합 조짐이 이제 막 나타나려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PC업체 변신 모색

올해 연간 글로벌 PC 판매량은 2억8900만대로 7년 만에 처음으로 3억대를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2년 전 세계 출하량 10억대를 돌파한 후 더디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과 비교된다.

PC시장을 주도해온 레노버와 델, HP는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레노버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역량을 강화해 지난 3분기 PC부문에서 17% 감소했음에도 모바일 부문이 104% 급증한 덕에 전체 매출이 16%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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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E 로고

HP는 지난달 일반 소비자 제품을 생산하는 HP와 기업고객 대상 HP엔터프라이즈 등 2개 회사로 분사했다. 분사 전에는 전체 10~12%에 해당하는 3만여명 직원을 줄였다.

델은 데이터스토리지 업체 EMC를 670억달러에 인수해 IT업계 사상 최대 규모 M&A를 성사시켰다. 수익성이 좋고 빠르게 성장 중인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서비스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쌓았다.

앞으로 PC시장은 저가 제품을 생산하는 신흥국 업체와 애플 등 럭셔리 브랜드로 나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파이가 줄어드는 가운데 양쪽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기업은 퇴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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