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자동차가 뜨겁게 떠오르고 있다. 첨단 지능형 자동차 시대가 다가온다. 자율주행차 기술은 센서로 자동차가 도로와 사물을 인식하고 자동차간 클라우드 시스템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주행한다.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자동차가 스스로 주행하는 것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물론 IT기업인 구글, 애플 등도 뛰어들었다. 자동으로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고 주차를 자동으로 해주는 부분적 자율주행 시스템은 이미 차에 탑재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출연연과 대학, 기업에서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9일까지 열리는 창조경제박람회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술을 탑재한 자율주행차를 체험할 수 있다. 코엑스에서 시범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를 타봤다.
◇자율주행차 타보니…부드러운 주행, 정차시 ‘덜컹’
자율주행차를 탄 첫 느낌은 ‘신기하다’는 감동이다. 스마트워치로 차를 호출하면 자동차가 이동해 다가온다. 시동을 걸 때도, 주차할 때도 스마트워치만 누르면 된다.
차에 탑승해 움질일 때도 마찬가지다. 차량에 오르고 출발 버튼을 누르면 자동차가 이동한다. 핸들은 마치 ‘귀신’이 움직이는 것처럼 스스로 돌아간다. 공상영화에서만 본 것 같은 장면이 눈 앞에 펼쳐지는 셈이다.
속도는 아직 빠르지 않다. 현재까지 최대 시속은 30㎞다. 개발 목표 시속은 60㎞다. 자동차 전면과 양쪽 라이트 부분에 센서가 달려있어 도로를 읽는다. 카메라도 사이드 미러와 전방, 후방 등에 설치돼 있다. 주행은 부드럽게 하고 승차감 역시 기존 차와 똑같다. 다만 브레이크를 밟고 멈출 때 덜컹거린다. 사람이 브레이크를 부드럽게 밟는 느낌은 아직 없다. 이 기술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최정단 ETRI 자율주행인프라연구실장은 “자율주행차 센서가 노면 마크와 도로 표지판을 읽어내 움직이는 형태”라며 “인공지능이 발달되면 클라우드 서버에 교통 정보를 올리고 교통상황이나 사고 등을 서로 공유하는 형태까지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최 측은 자율주행차 탑승 사전 신청을 받았다. 29일까지 약 60명이 체험해볼 수 있다.
지난 22일 열린 미래성장동력 챌린지 퍼레이드에서는 대학이 개발한 자율주행차가 실 도로를 달리는 시연을 벌였다. 모든 참가 차량은 속도제한 교통표지판 인식, 차선인식과 유지, 신호등 인식, 자동 차선변경과 승객 탑승, 보행자 인식과 정지, 정지차량 회피 등 공통 미션을 실행했다. 참가 대학에서 보유한 기술을 활용한 자율 미션으로는 성균관대(응급차 양보), 건국대(교차로 충돌 회피), 서울대(추월 차량 양보), KAIST(수신호 인지) 등을 선보였다. 미션에 성공한 대학도 있었고 실패한 대학도 존재했다. 기술은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 레벨3 2020년 목표
미국 국가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자율주행 시스템을 자동화 수준으로 나눠 1~4단계로 분류한다. 레벨1은 운전보조시스템(ADAS)이다. 센서가 차량 주변을 감지해 자동으로 제동을 걸거나 전방에 있는 차량과 간격을 유지하는 크루즈 기능이다. 이 기술은 이미 2012년부터 미국과 유럽 주요 자동차 시장에 탑재됐다. 2014년 기준 레벨1 자율주행 시스템은 전 세계 914만대 차량에 적용됐다.
레벨2는 부분적인 자율주행 기술이다.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지만 자동으로 방향조정과 속도조절을 모두 지원한다. 올해부터 고급차를 중심으로 적용됐다. 2020년에는 총 360만대에 보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레벨3는 바로 코엑스에서 ETRI가 시연한 차와 미래성장동력 챌린지 퍼레이드에서 선보인 차들이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모든 운전 작업을 자동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긴급상황 발생 시에만 운전자가 직접 운전한다. 차선변경, 추월, 장애물 피하기 등이 모두 가능하다. 2025년에는 전체 차량 중 361만대에 탑재될 전망이다.
하지만 레벨3에서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교통안전법과 규제, 보험 문제도 있다. 사고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있다. 기술개발 속도와 맞춰 각국은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경까지 부분적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3 수준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창조경제박람회와 퍼레이드 행사를 통해 자율주행차 기술 속도에 맞춰 내년부터 제도 정비를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자율주행차 기술도 레벨3에 맞춰져 있다.
레벨4는 자율주행차 마지막 단계다. 긴급 상황에도 운전자가 운전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이다. 레벨4는 센서 기술과 차량간 통신 기술도 현재보다 더 발달돼야 한다. 자율주행차는 자동차 간 통신도 필요하지만 주변 사물이나 도로 등과 활발한 통신이 필수다. 통신장애 공격이나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허위 정보 위험에 노출될 우려도 있다. 안전 관련 정보가 자칫 늦게 전달되면 본인 차는 물론 뒤따라오던 차량까지 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 실시간 데이터를 전달하고 처리하는 기술 특성상 철저한 보안SW 개발도 필요하다.
지난 26일 코엑스 자율주행차 시연 행사장에는 경기도 오산 운암중학교에서 온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자율주행차를 먼저 타봤다. 이들이 성인이 돼 운전면허를 따야하는 시점에는 레벨3 수준의 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