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현장을 가다]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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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대표산업은 자동차다.

광주 광천동에 위치한 기아자동차는 연간 62만대 규모 생산시스템을 구축해 지역경제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하남산단 등에 분포한 수천개 협력업체가 자동차부품, 전장제품을 납품하면서 일자리창출 등 상생 모델을 그리고 있다. 쏘울과 스포티지 등 이른바 ‘잘나가는 모델’도 광주에서 생산된다. 이 때문에 윤장현 광주시장은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을 시정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광주를 잇따라 방문했다. 정 회장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위치한 광주과학기술원과 기아자동차 생산현장에서 미래먹거리에 대한 아이디어를 고민했다. 세계적인 대기업 총수가 바쁜 스케줄을 쪼개가면서 광주를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수소연료 산업화’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환경친화적이며 효율이 높은 수소연료전지자동차의 전진기지로 광주를 꼽았다. 내년부터 2018년까지 240억원을 투입해 청년창업 활성화에 나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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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수소연료전지 연관산업 활성화와 청년창업지원을 위해 광주창조경제서포터즈, 창조경제원정대 등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핵심 키워드는 ‘수소연료 전지차’다. 정부와 현대자동차그룹은 광주를 ‘수소차’ 메카로 육성할 계획이다. 플랫폼은 올 초 광주과학기술원에 둥지를 튼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다. 센터는 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차의 산업보육·창업을 담당하고 있다. 서민생활을 지원하는 2센터에서는 창업을 돕고 있다.

센터는 자동차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한 스타트업 10곳과 창업 벤처업체 25곳에 기술이전, 투자유치 등 맞춤형 기업지원서비스를 제공했다.

◇ 150억 수소펀드 조성 ‘맞춤형지원’

센터는 광주시,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자동차 분야 창업, 수소연료전지 전후방 산업생태계 조성, 스마트팩토리 구축, 전통시장 창조경제화, 소상공인 창조비즈 플랫폼 구축, 창조문화마을 조성, 생활창업 지원 등 창조경제를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수소연료전지 등 미래산업 발전을 위한 1센터와 서민생활 창조경제 모델을 제시하기 위한 2센터가 이원화돼 운영되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한 사례다. 현대차는 지역 수소 연료전지차 관련 인프라와 현대차 기술역량을 융합해 전후방 산업 및 기업을 육성하고 수소 경제 선도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센터는 지난 3월 공모를 바탕으로 수소 관련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연구공간과 창업 예산 등이 지원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기술개발과 마케팅, 자금 등 실시간 현장피드백을 제공한다. 산학연관과 긴밀한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도 강화하고 있다. 성장사다리펀드와 함께 150억원 규모 수소펀드도 조성했다. 현대차는 수소차와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복합에너지충전소 ‘융합스테이션’을 올해 말까지 구축한다.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나전은 수작업으로 하던 내외장 사출부품 품질검사 데이터 기록 관리를 자동화하고, 공정 불량률을 30% 가까이 낮췄다. 동양금속은 생산 최적 조건에서 벗어나면 설비가 자동 정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불량률을 줄였다.

센터가 지원한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기기를 차량 내부 버튼에 가져다 대기만 하면 사용법과 기능을 동영상으로 손쉽게 알 수 있다. 실제 현대차는 내년부터 출시되는 신차에 이 기술을 적용한다.

센터는 수소연료전지 연관 산업 육성뿐 아니라 자동차 관련 각종 장비, 부품, SW 창업 육성, 스마트팩토리 구축, 문화예술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창업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와 정보를 지원하는 창업 성장 단계별 지원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지역 창업팀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3D 프린터·자외선 분광기·자동차 전장구조물 등 ‘열린센터’도 운영 중이다. 센터는 스마트팩토리 구축 지원사업 대상으로 올해 40개사, 5년 동안 200개사 이상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서용득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부센터장은 “수소연료전지차가 10만대 보급되면 대당 10㎾의 전기가 생산되며 이는 원자력발전소 1기 전기 생산량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며 “수소연료전지 분야 벤처창업 활성화와 대중소기업 상생, R&D 역량 강화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 연료전지 미래먹거리 급부상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6대 핵심기술로 연료전지 분야를 꼽았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조사결과 자동차 100만대를 수소연료전지차로 대체하면 연간 1조5000억원의 원유 수입 대체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수소산업은 수소 연료전지차 보급, 생산기반 구축 등의 과정에서 막대한 연관 산업 발전과 고용 창출이 발생한다. 2040년 기준으로 연료전지 산업규모는 10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용 효과도 17만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 주요국은 수소에너지 연구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일본은 1990년대부터 ‘수소 사회 실현’을 국가 비전으로 세우고 산업기반 구축에 나섰다. 국내는 발전용과 수송용 연료전지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지난 2009년부터 연평균 57.8% 성장했다. 세계 최초로 수소 연료전지차 양산에 성공했을 정도로 수송용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연료전지는 석유화학 등 에너지 분야나 자동차, 가전 등 제조 역량이 우수한 우리나라와 일본에 유리한 산업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센터는 사업 공모를 거쳐 지난 3월 수소 관련 벤처업체를 선정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 추진

센터는 수소연료전지 개발뿐 아니라 전통시장 리모델링 등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광주 대인시장과 송정역 매일시장이 대표 사례다. 대인시장 내에 한과를 판매하는 ‘막둥이 한과’와 약초를 유통하는 ‘하루에 약초’를 시범 점포로 운영하면서 시설 및 서비스를 강화했다.

센터는 대인시장 시범점포 사업을 추진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향후 개별 점포 개선을 원하는 상인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창업과 업종변경, 개선을 원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컨설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광주 혁신센터 내 1센터는 자동차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한 벤처업체 10곳, 2센터는 생활 및 청년 창업 벤처업체 25곳 등 총 35개 업체가 기술이전, 투자유치, 판로개척 등 경영 전반에 관련된 도움을 받았다. 현대차는 광주 혁신센터에서 올해부터 5년간 100개 이상 업체를 지속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유기호 센터장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분야 연구개발 분야 최고 전문가들의 기술 멘토링, 광주시와 지속적인 협력으로 입주벤처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지역 내 벤처 창업의 핵심 기지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적극적인 벤처 육성 사업을 추진해 창조경제 확산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현황

자료 :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창조경제, 현장을 가다]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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