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거론되는 가계부채가 올 3분기에 부동산 경기 활황 등의 영향으로 급증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은 24일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잠정치)이 1166조37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 빚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통계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물론이고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 보험사·대부업체·공적금융기관 등 대출을 포괄한다.
지난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1131조5355억원)과 비교하면 3개월만에 34조5019억원(3.0%) 늘었다. 올해 2분기(33조2000억원)에 이어 분기별 최대 증가폭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1년 전인 작년 3분기 말 잔액(1056조4415억원)과 비교하면 109조5959억원(10.4%) 급증했다.
가계대출은 올 3분기 말 현재 1102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30조6000원 늘어 가계신용 증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3분기에 14조3000원이 늘어 전분기의 감소세(-2000억원)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이중 부동산 경기 활황의 영향을 받는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이 11조5000억원으로 80%를 차지했다. 기타대출은 2조9000억원 늘었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6조3000억원 증가한 239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2분기(5조원) 증가폭보다 1조3000억원 많은 수치다. 기타 대출 증가액은 4조6000억원으로 전분기(5조원)보다 증가폭이 다소 둔화됐다.
하지만 2분기에 변동이 없었던 주택담보 대출은 1조8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외에 신용, 할부금융 등을 합친 판매신용 잔액은 63조4000억원으로 2분기 말보다 3조9000억원(6.6%) 급증했다. 3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큰 증가 규모다.
그러나 백화점과 자동차회사 등의 판매신용은 1천억원이 줄었다.
신성욱 한국은행 금융통계팀 과장은 "3분기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서 벗어나고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소비확대 대책으로 소비지출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