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공우주국(NASA·나사)은 18일 화성탐사미션 지원을 위해 슈퍼히어로 모습의 휴머노이드로봇 업그레이드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나사는 지난 수년간 발키리(Valkyrie), 또는 R5로 불리는 이 로봇을 개발해 왔으며 이번에 2개 대학과 손잡고 화성미션을 포함한 심우주 미션 수행능력과 인공지능(AI)기능 향상에 나섰다. 이를 위해 매사추세츠공대(MIT)와 노스이스턴대가 R5를 기증받아 로봇 업그레이드에 나선다.
R5는 188cm, 125kg의 몸무게를 가지고 있다. 이 로봇은 현재 지구 상공 430km에 떠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배치된 로보넛(Robonaut)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나사는 미첨단고등국방기술연구원(DARPA)로봇챌린지에 참가했던 그룹들 가운데 경쟁을 거쳐 두 대학을 선발했다. 이들 대학은 2년간 연간 25만달러(약 3억원)의 지원금과 함께 나사로부터 현장에서는 물론 버추얼방식의 기술지원도 받게 된다.
나사가 설계한 이 휴머노이드는 화성탐사 임무를 수행할 우주비행사를 보조하기 위해 제작됐다. 이들은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것 같은 형태의 엠블럼을 가슴에 달고 있다. 여기에는 허리의 움직임을 도와주는 액추에이터가 들어있다. 작동을 위해 공급되는 전력은 등에 있는 배낭으로부터 나오며 배터리 수명은 약 한시간 가량이다.
스티브 주루크지크 나사우주기술임무이사회 부국장은 “인간-로봇 간 협동을 포함한 로봇기술의 진전은 우리의 화성여행에 필요한 능력을 개발하는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로보넛은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설치돼 있으며 승무원을 대신해 청소와 물건을 가져오는 심부름 등을 하고 있다. 두 다리는 146cm로서 7개의 관절로 구성돼 있다. 발은 쥐는 방식(gripper)으로 돼 있고 각각의 발에는 라이트,카메라 및 3D지도 작성용 센서가 붙어있다.
나사의 엔지니어들은 우주비행사들의 우주유영에 사용되는 기본적인 생명줄 설계를 했다. 하지만 R5도 장차 우주유영에 도전하게 된다. 나사는 이 임무를 통해 로봇사용의 최대 성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로봇은 우주 밖의 공기가 없는 상태에서 ISS 밖에 매달려 수 일, 수 주, 심지어는 수 개월 간 머무를 수 있다.
반면 인간 우주비행사는 기껏해야 8~9시간 밖에 머무르지 못한다.
로봇은 달이나 화성의 베이스캠프에 미리 도착에 인간이 도착할 때를 대비해 모든 시설을 가동시키고 대기할 수 있다. 또 인간들이 화성 등에서 떠날 때 현지에 남아 지원을 하도록 하게 할 수도 있다.
나사 존슨 우주센터의 로버트 앰브로즈는 “만일 허드렛 일이 인간에게 너무 위험하면 우리는 이를 기계에게 맡기고 스스로 희생하게 할 수 있다. 그걸로 좋다.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다른 로봇을 만들 수 있다. 우리는 더 나은 로봇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나사만이 심우주 임무용 로봇 연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주 중국항천국의 주 계약자인 중국 항천과기집단공사(中國航天科技集團公司)도 아이언맨과 놀랍도록 유사한 로봇을 공개한 바 있다. 이 로봇은 아이언맨과 컬러만 비슷한 것이 아니라 토니 스타크의 아크 융합로와 닮은 엠블럼까지 달려 있다. 이 로봇에는 샤오티엔(小天)이란 이름이 붙었다.
중국관영 신화통신사는 이 로봇이 달 착륙시, 그리고 우주정거장과 무인탐사선에서 일련의 복잡한 조작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보도에 따르면 이 로봇은 인간의 손과 비슷한 유연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간의 화성탐사미션에는 얼마 정도의 시간이 걸릴까/?
화성까지 가려면 약 9개월이 걸린다.
화성까지의 거리는 궤도상의 천체 배열에 따라 5천460만km에서 4억km까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화성탐사선은 지구와 화성이 나란히 배열되는 이른 바 ‘하늘의 창’이 열리는 시기에 발사된다.
다음 번 하늘의 창문이 열리는 시기는 2016년 1월부터 4월까지 사이다. 이 때 화성탐사로켓 두 기가 발사된다.
미래의 유인탐사 로켓임무용 하늘의 창이 열리려면 2년이 걸린다. 유인 화성탐사 비행사가 지구로 귀환하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하므로 최소한 3년이 걸리는 셈이다.
하지만 어떤 인간도 우주에서 14개월 이상 보낸 적이 없다. 따라서 이 긴 시간 동안 인간이 어떻게 대응할지를 알아내기 위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