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미세먼지 센서업체 삼영S&C가 내년 센서 생산량을 두 배 이상 늘린다.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등을 제조하는 가전사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설비 투자와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영S&C(대표 박상익)는 최근 미세먼지 센서 증산을 결정하고 설비 투자를 단행했다고 17일 밝혔다. 신규 설비 투자로 내년 200만개 생산 체제를 갖춘다. 회사는 올해 80만여개 센서를 국내외 고객사에 납품했다. 내년 생산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난다.
공기 질에 대한 가전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공기청정기뿐만 아니라 에어컨에도 공기청정 기능 수요가 급증한 것을 반영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공기청정기 위주로 센서를 공급했지만 내년 증산하는 센서 상당수를 에어컨 제조 라인에 공급한다. 초미세먼지(PM 2.5)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한 중국 가전 시장 수요가 급증했다.
박상익 사장은 “그동안 샤프를 비롯한 일본 센서업체가 공급하던 물량을 대체하는 한편 공기청정 기능을 지원하는 에어컨 시장 수요가 급증해 증산을 결정했다”며 “국내 가전사 수요도 늘었지만 중국 가전 시장 주문이 더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매출은 생산량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센서 정밀도를 높이면서 단가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내년 미세먼지 센서 부문 매출은 올해보다 70억~80억원가량 증가한 110억~1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 전체 매출이 연간 12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단일 제품군만으로 올해 연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미세먼지 센서의 매출 기여도도 현재 30% 수준에서 절반 이상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지금까지는 미국 포드 등 자동차 회사에 납품하는 온도·습도 센서가 주력 사업이었다.
미세먼지 농도 측정 방식을 바꾸면서 단가도 상승했다. 지금까지 센서는 미세먼지 양을 많음, 적음, 보통 등 레벨 단위로만 측정했다. 하지만 내년 본격 출하되는 센서는 PM 2.5 단위 미세먼지 양을 질량으로 측정한다. 지금보다 더 정밀한 측정 기술이 요구된다. 평균 납품 단가도 개당 5000원 수준에서 6000원 중반대 수준으로 뛰어오른다.
미세먼지 센서를 채택하는 제품이 다양해지고 고가 수요도 늘면서 회사 사업 구조 자체가 변했다. 삼영S&C는 신제품 생산과 공정 개선으로 신규 시장 수요를 공략할 방침이다. 신규 생산설비에 자동화 공정을 도입한다.
박 사장은 “과거에는 온습도 센서가 주력이었고 미세먼지가 부차적인 사업이었지만 지금 고객사 문의 대부분이 미세먼지 센서 관련”이라며 “올해 납품량 역시 설비 한계로 2교대, 3교대를 해가며 빠듯하게 맞춰왔기 때문에 자동화 설비를 추가 도입하면 내년 200만개 생산·납품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