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가전업체, 빌트인 니치마켓에 도전장

중견 가전업체가 기업판매(B2B)부문 수익원 확보를 위해 빌트인 시장에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가전업계 빌트인 전통 강자 삼성전자, LG전자가 보유하지 않은 소형 제품 라인업을 중심의 니치마켓 공략이 목표다.

쿠첸은 최근 용인, 원주 기업 도시, 안산 등 롯데건설이 진행하는 대형 프로젝트 분양 지역 1만여 가구에 전기레인지 빌트인 제품을 공급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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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첸 빌트인 전기레인지.

빌트인 모델은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다. 주방가전, 붙박이장 등 인테리어가 결정된 상태로 판매되는 스펙인 방식으로 공급된다.

쿠첸 관계자는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차별화된 제품으로 B2B 시장을 선점해 내년에는 2배 이상 수주 성과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쿠쿠전자도 지난 6월 창원 합성 롯데캐슬에 빌트인 전기레인지를 제공했다. 내년 5월까지 서울, 경기, 경남 등 전국 분양 예정인 아파트 9600가구에 쿠쿠 전기레인지를 빌트인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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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 빌트인 가스 레인지, 하이브리드 에코 레인지

쿠쿠전자는 전기레인지 B2B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란 계획이다.

대유위니아는 호반건설과 빌트인 공급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내년 송도2차 호반베르디움에 딤채 김치냉장고, 프라우드 일반냉장고, 천장형 및 일반 에어컨 등 주력 상품을 납품할 계획이다.

대유위니아는 이전에도 KCC건설과 빌트인 공급계약으로 왕십리 스위첸과 대우프르지오에 빌트인 가전을 납품한 바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오피스텔 건설사와 계약을 맺고 9kg 소형 드럼세탁기를 납품했다.

소유보다는 렌털(대여)사업이 강화되고 있는 정수기 업계는 빌트인 공략에 다소 소극적인 분위기다.

국내 정수기 업계 1위 코웨이 관계자는 “정수기 렌털 서비스는 매달 지불해야하는 금액이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입주자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점이 있어 빌트인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기조는 아니다”고 말했다.

중소·중견 가전업체가 빌트인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빌트인 가전 라인업을 다량 구축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에 비해 대형 건설사와 계약을 따낼 수 있는 영업 역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약을 성사하기만 하면 엄청난 물량을 한 번에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견가전 업체에겐 큰 기회다.

중소·중견 가전업체는 오피스텔, 모텔, 병원 등을 짓는 중소형 건설사나 대기업에서 제품 라인업이 없고 브랜드 로열티가 높은 소형 가전제품을 공급하는 니치마켓을 공략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중소 가전업계 관계자는 “한 번에 물량이 대거 소진되는 면에서 빌트인 시장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한편으론 건설사가 업체를 줄 세워 단가 낮추기 경쟁을 조장하는 면이 있어서 영업이익률이 그다지 높지는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견업체에게 빌트인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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