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한중 FTA 국회 비준이 되겠죠?” “산업계 구조조정 어느 정도 수준까지 진행될까요?”
지금처럼 체감경기가 바닥일 때 무언가 기대를 걸 수 있다는 것은 기업에 ‘희망’이다. 궁금해서 질문을 한다는 것은 결과가 우리에게 무언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국회에 관심을 두는 것과 청와대 동정에 솔깃해하는 것은 그들의 결정이 대한민국과 내 삶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한중 FTA와 이른바 ‘원샷법’으로 불리는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에 꽂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이들이 가져올 변화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중 FTA와 원샷법이 국회 창고에 방치되면서 희망은 조금씩 절망으로 바뀌고 있다. 경제는 어찌됐든 국회는 자리싸움이 한창이다. 우리는 이를 밥그릇 싸움으로 부른다. 국회의원을 절반으로 줄이자는 여론에도, 중앙선관위의 권고안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내 자리가 보전되면 된다. 밥그릇 싸움에는 여러 변명이 들어온다. 국민의 이름으로, 농민의 이름으로.
민생을 걱정하는 국회의원 변명과 달리 기업은 녹다운 상태다. 이미 많은 기업이 매출 하락을 체감하고 있다. 여파는 대기업 납품으로 연명하던 중소기업에까지 미치고 있다. 그간 모든 정권이 외쳐왔던 수출형 강소기업 육성은 빛이 바랜 지 오래다.
산업계는 한중 FTA와 원샷법으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지금과는 다른 경제구조 재편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 밥그릇 싸움에 대기업은 그동안 하던 대로의 경영을 계속하고 있고 중소기업은 새 시장을 향해 어떤 제품을 만들고 어떤 설비를 준비하며 어떤 사람을 고용해야 할지 가늠조차 힘들다.
1년, 2년을 쳐다보는데 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희망이 아니라 절망이다. 대한민국을 절망하게 만들지 말자.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