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세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8 옥타’를 공개했다. 제품은 올해 초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내놓은 3밴드 모뎀칩과 AP를 함께 탑재한 ‘올인원 칩’이다. 내년 초 출시가 유력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노스 8옥타에는 14나노 핀펫(FinFET) 공정이 적용됐다. 미세공정을 적용해 모뎀칩과 AP를 통합하면서 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더 얇고 더 가벼운 디자인이 가능해졌다. 이 칩을 탑재한 갤럭시S7 디자인이 벌써부터 관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엑시노스8 옥타는 삼성전자 시스템LSI(비메모리) 사업에서 한 획을 긋는 제품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시작으로 프리미엄급 모바일 올인원 칩 시장에 진입한다. 시장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퀄컴이 이와 비슷한 올인원 칩 ‘스냅드래곤 820’을 발표하면서 두 회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AP 시장은 그동안 퀄컴이 독주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모리 시장에서 압도적 1위인 삼성전자도 이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였다. 중저가 AP시장에 머물러 있던 삼성전자가 단기간에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퀄컴을 따라잡은 것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더구나 삼성전자는 엑시노스8 옥타에 자체 개발한 코어를 탑재하면서 사실상 기술독립까지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모리에 이어 비메모리 시장에서도 선두주자로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시스템LSI 사업에서도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동안 퀄컴을 따라갔다면 이젠 오히려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창출하는 퍼스트 무버 전략으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 반도체 시장은 기술 우위가 시장 우위로 직결된다. 메모리 미세화 공정에서 경쟁사를 압도적으로 따돌린 저력을 비메모리에서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AP 기술력이 스마트폰 경쟁력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이 더욱 적극적으로 시스템LSI 투자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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