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홍역 치르는 원장 공모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새 원장 선임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지난달 열린 면접심사에서 전·현직 원장, 내부직원 등 지원자 모두가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광주시장이 직접 임명했던 원장 출신들을 광주시가 스스로 부정한 셈이라 모두가 의아해 했다. 부적격 사유도 공개되지 않아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원장 선임 때가 되면 광주정보문화진흥원은 파행의 연속이다.

지난 2011년 8월 3대 이상길 원장 임기만료 후 5개월간 원장공석 사태를 빚었다. 당시 광주시는 문화관광체육정책실장을 직무대리로 세웠지만 전문성 부재와 업무과중 등으로 제 역할을 못했다.

광주시 고위간부 출신인 4대 강왕기 원장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즈음 3D컨버팅 한미합작투자법인 사건이 터지면서 조직은 흔들렸다. 묵묵히 현장을 지키는 직원들 사기도 크게 떨어졌다.

광주시 관리감독이 강화되면서 부작용이 뒤따랐다. ‘창의와 도전’ 상징인 진흥원 조직문화가 ‘행정관리’형으로 변했다. 자율성과 창의성을 가진 독립기구 위상을 잃고 산하단체 수준으로 전락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 공공기관 나주혁신도시 이전, 문화콘텐츠밸리 조성 등 올해 광주는 굵직한 이슈가 많다.. 진흥원 역할과 기능이 무엇보다 필요할 때다.

새로운 원장은 9일 재공모해 뽑는다. 임원추천위원회는 1차 서류와 2차 면접전형을 거쳐 이사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윤장현 광주시장은 “광주테크노파크와 김대중컨벤션센터 사례처럼 사전 내정자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문가를 뽑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실제로 지난 3월 취임한 배정찬 광주테크노파크원장은 윤 시장과 전혀 일면식이 없었다. 산업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은 배 원장은 최근 중소기업융합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기관장 선임요건은 전문성과 경영능력, 대외협상력, 도덕성이 기본이다. 출신과 지역을 따져선 더더욱 안 된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지역 문화콘텐츠산업을 열정적으로 키울 인재를 고르는 안목이 중요하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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