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롯데, 월드타워 면세점 뺏길 수 없다…본점 매출 능가 카드 꺼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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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만 해도 롯데면세점 본점과 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권 연장은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복병으로 떠오른 것이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다. 롯데 오너 리스크가 커지면서 재계에서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본점인 소공점 지난해 매출은 2조원에 육박한다. 업계는 소공점이 국내 면세점 중 매출 1위로 ‘운영능력’이 검증된 만큼 관세청에서 롯데 본점 특허권을 쉽게 박탈하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월드타워점은 소공점 매출 4분의 1 수준인 4820억원으로 신규사업자가 몇 해 안에 성과를 낼 수도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 한 번 겨뤄볼 만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롯데가 서울 시내 면세점을 두 곳이나 운영하면서 시장점유율 50.8%를 차지해 면세점 독과점 논란에도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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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타워점을 둘러싸고 신세계·두산·SK 맹공이 이어지자 롯데는 월드타워점을 ‘동북아 랜드마크’로 키우겠다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소공동 매출을 능가하는 면세점으로 만들어 향후 10년 내 단일 매장 기준 세계 1위를 목표로 삼겠다는 포부다.

월드타워점 2020년 매출은 1조5000억원(2016~2020년 누적 매출은 5조7600억원), 2025년에는 4조5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롯데는 향후 5년간 1조2000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타워 완공 시점에 맞춰 매장 규모를 국내 최대인 3만6000㎡로 확대해 세계 유일 ‘관광쇼핑 복합단지 면세점’으로 재탄생시킨다는 포부다.

롯데는 지난 9월 면세점 향후 5년 사업계획을 담은 ‘비전 2020’을 발표하기도 했다.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을 합쳐 2020년까지 5년 동안 1300만명 외국 관광객을 직접 유치하고 29조원 외화수입과 19조원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선포했다.

동대문·인사동·남대문시장·홍대 등 강북 8곳 명소를 거점으로 ‘K-컬처 엑스포’를 연중 개최해 ‘강북 문화관광 벨트’를 조성할 예정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향후 5년간 1500억원 사회공헌 계획도 밝혔다. 명동과 잠실 등 지역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주변 전통시장, 중소상인과 상생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독과점 논란에 “독과점 규제에 엄격한 EU도 면세점 시장은 모든 지역과 경쟁하기 때문에 ‘세계 시장 또는 적어도 유럽 시장 전체’로 정의한다”며 “롯데면세점은 세계시장에서 6.4% 시장점유율 3위 사업자로 글로벌 면세사업자와 중국 관광객 등 외국 고객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아시아나 세계 시장에서 독과점이라 보기 어렵다”고 범위를 넓혀 반박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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