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현재 국내 게임산업에 자본을 가장 많이 투자한 중국 업체는 텐센트다. 텐센트는 2012년 720억원을 투자해 카카오 지분 13.8%를 사들이며 2대 주주로 올라선 것을 시작으로 2014년 약 5300억원을 투입해 넷마블게임즈 지분 28%를 확보했다.
이후 네시삼십삼분(433)과 파티게임즈 등 국내 주요 모바일 게임사에도 2000억원에 육박하는 텐센트 자금을 투입했다.
중국자본 국내 게임산업 진출은 이미 폭 넓게 진행됐다. 중화권에서 모바일게임으로 회사를 키운 룽투와 로코조이는 한국 회사를 인수해 국내 증시에 우회상장했다.
올해만 해도 엠게임, 조이시티, 와이디온라인, 플레이위드 등 주요 게임 상장사들이 중국 업체로 매각설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자본의 게임기업 투자는 중국에 비해 인색하다. 허민 전 네오플 대표, 김정률 전 그라비티 대표 등 게임산업에서 큰 돈을 번 인물들도 게임 비즈니스에 크게 투자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으로 게임인력 유출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속화될 전망이다. 중국게임 매체 게임 룩(Game Look)에 따르면 중국 게임사 8년차 프로듀서 연봉은 평균 1억원 수준이다. 한국에서 개발 경력을 인정 받으면 이보다 많은 금액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사 관계자는 “한국 중견 게임업체의 경우 8년차 게임기획자 연봉은 4000만원을 넘기 힘들다”며 “게임개발자들이 중국쪽 취업을 알아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정부 인식은 위기가 아니라는데 가깝다. 최성희 문화체육관광부 과장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게임산업이 쇠퇴기라기보다는 성숙기라고 본다”며 “업계 종사자가 줄어든 것도 산업구조가 바뀌며 따라온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출구전략보다는 앞으로 유력해질 새로운 게임플랫폼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견게임사가 맥을 못추는 현상을 한국게임산업 대가 끊기는 것으로 파악했다. 기존에 강점이 있던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장악력을 유지 못하는 것은 큰 실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윤상 게임넥스트웍스 대표는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일부 회사 매출이 국내 게임산업 외형을 지탱하고 있다”며 “이를 두고 산업이 건강하게 유지된다고 생각하면 오류”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온라인게임만해도 국내는 물론이고 동남아, 중국, 유럽에 여전히 수요가 있다”며 “문제는 중견업체가 위축되며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해 PC온라인게임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년 가까이 쌓아온 한국 게임산업 개발력의 대가 끊긴 셈”이라고 현재 위기상황을 표현했다. 생태계 중간을 연결하는 중견업체가 사라지고 일부 대형기업만 남은 산업 구조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는 것이다.
텐센트 국내 게임관련 투자
표2> 중국게임업체 한국 진출 관련 현황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