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구조개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삼성그룹이 화학 부문을 한화와 롯데그룹에 넘긴 데 이어 CJ는 CJ헬로비전을 SK그룹에 넘기기로 했다.
그간 문어발식 확장에 여념 없던 대기업이 스스로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어서 예사롭지 않다. 그만큼 주요 기업 비즈니스가 한계에 직면했다는 방증이다.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일 삼성전자 창립 46주년 기념사도 예년과 달리 비장했다.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이 공동으로 내놓은 기념사에는 “(삼성전자) IT산업의 중심제품인 PC, TV, 스마트폰은 저성장 모드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기존 주력 사업을 ‘저성장 사업’으로 못 박으면서 새로운 활로 모색이 시급하다고 선언한 셈이다.
한국경제에 대한 경고는 오래전에 나왔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007년 그룹이 한창 잘나가고 있을 때 “앞으로의 20년이 걱정된다”며 샌드위치론을 내놓아 파장을 일으켰다. 실제로 지금 한국경제는 일본과 중국에 끼여 악화 일로다.
재계 구조개편은 그런 점에서 만시지탄일 수도 있다. 2, 3년 전 좀 더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늦은 만큼 구조개편을 서둘러야 혁신의 불씨를 살려낼 수 있다.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재계 구조개편을 가로 막는 유무형 허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려면 정부 인가를 얻어야 한다. 1위 사업자로서 SK텔레콤의 시장지배력 강화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공정경쟁과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문제는 너무 시간을 끌 때다. 가뜩이나 재계 구조개편이 늦은 판국에 우리 산업계가 환골탈태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정부든, 기업이든 이제 혁신에 발목을 잡기보다는 속도감 있는 지원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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