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핫이슈]어린이의 상상을 현실로 `키즈 메이커 스튜디오`

“어린이들은 우리 모두의 희망이고 한국에선 더욱 그렇습니다. 과학관 같은 교육환경에서 과학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지난달 키즈 메이커 스튜디오 개관식에 참여한 에릭 슈미트 알파벳 회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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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상상하는 것을 마음껏 만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구글이 손잡고 과천과학관에 마련한 ‘키즈 메이커 스튜디오’가 그곳이다. 미래부와 구글은 향후 과학체험 놀이터도 만들 계획이다. 어린이들은 마음껏 상상하며 과학을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스로 만들어보는 메이커 문화도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미래부-구글, 창의적 어린이 양성

미래부와 구글은 지난달 30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어린이 창작놀이 사업 첫 단계로 무한상상실 내 어린이 창작공간인 ‘키즈 메이커 스튜디오’를 개관했다. 이 자리에서 어린이 창작자를 위한 다양한 과학 교육 프로그램 활용 계획도 발표했다.

어린이 창작놀이 사업은 어린이 창작문화 확산에 기여하기 위해 구글이 사업비를 지원하고 성인 메이커들이 과학관 무한상상실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업이다. 이번에 개관한 키즈 메이커 스튜디오와 야외에 구축할 ‘과학체험 놀이터’로 구성된다. 사업은 구글의 자선사업 부문인 구글닷오알지(Google.org) 기금지원으로 이뤄졌다.

키즈 메이커 스튜디오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함께 방문한 부모도 쉽게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창작공간이다. 기존 뚝딱뚝딱공작실에서 운영하던 워크숍 프로그램 외에 전기전자, IT 관련 워크숍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자수기, 미싱 등 부모가 즐길 수 있는 장비도 추가 도입했다. 강사 주도로 일일 4~6회, 회당 10여명으로 제한해 진행하던 워크숍을 워크북을 보고 부모와 함께 스스로 진행할 수 있는 ‘오픈스튜디오’ 형태로 전환해 더 많은 이용자들이 워크숍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 봄 과학관 야외 공간에 2000㎡ 규모로 개장할 과학체험 놀이터는 어린이들이 스스로 다양한 구조물과 작동물을 만들고 즐기며 자신만의 공간을 구축해 가는 과학기술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조성한다.

과학체험 놀이터에 설치할 시설물은 과천과학관 무한상상실에서 메이커들의 아이디어와 협업을 통해 기획·설계되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시제품을 제작해 시범운영한 뒤 내년 봄에 최종 설치한다.

이번 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과학체험 교육자료, 놀이터 설계, 운영자료 등을 과학 교육기회나 놀이 시설이 부족한 지방이나 도서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 라이선스 형태로 공개하는 것도 특징이다.

키즈 메이커 스튜디오 개관식에 참여한 에릭 슈미트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회장은 축사를 통해 어린이와 과학교육 중요성을 강조했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어린이들을 위한 과학교육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한국 미래와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독창성과 창의성이야말로 한국전쟁 이후 경제기적을 이뤄낸 한국의 원동력이고 그 이면에는 한국의 과학, 성실, 교육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폰을 빠르게 접한 지금의 어린이들은 무인차가 운행되는 연결된 세계에서 살게 될 것”이라며 “한국 어린이들이 이 공간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고 앞으로 ‘구글 사이언스 대회’ 우승자도 여기서 나오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슈미트 회장은 “지난해 한글박물관 건립 지원, 올해 5월 캠퍼스 서울 설립에 이어 이번 과천과학관 후원을 통해 한국의 넘치는 창의성과 혁신 정신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탤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키즈 메이커 스튜디오를 통해 어린이들이 무엇을 만들어낼 지, 그리고 이곳을 통해 어떤 미래를 그리게 될 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주목받는 메이커 문화

미래부와 구글이 어린이 창작공간을 만든 것은 ‘메이커’ 문화를 어릴 때부터 접하게 하기 위해서다.

직접 만드는 사람을 뜻하는 메이커 문화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롱테일 법칙으로 유명한 크리스 앤더슨은 저서 ‘메이커스(Makers)’에서 메이커 운동이 새로운 산업혁명이라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백악관에서 ‘메이커 페어’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의 DIY가 내일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가 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만들기가 취미를 넘어 산업으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스마트워치 ‘페블’, 모바일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 ‘스퀘어’, 3D프린터 ‘메이커봇’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스타트업들은 모두 메이커 스페이스를 통해 제품을 구체화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국의 탄탄한 스타트업 생태계의 뒷받침이 크게 작용했지만 그 이전에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메이커 문화가 바탕이 됐다.

메이커 문화의 산업적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미국에서 개최하는 메이커 페어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야후 등 글로벌 기업들이 후원하고 있다. 사회 전반에 확산된 메이커 문화는 스타트업 생태계 근간이 되고 하드웨어 기반 제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틀이기도 하다.

이날 키즈 메이커 스튜디오 개관 행사에 참석한 이석준 미래부 제1차관도 메이커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번에 구축한 창의력 공간 프로그램을 통해 훌륭한 어린이 메이커들이 많이 양성돼 장차 대한민국 창조경제의 뿌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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