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현장을가다][인터뷰]양오봉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

“구글, 야후, 테슬라 등 세계적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모두 스탠포드대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도전과 열정으로 무장한 대학생이 창업을 두려워하지 않아 스탠포드대에서만 창업기업이 4만개, 일자리 540만개, 연간 매출 2조7000억 달러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얻었습니다”

Photo Image

양오봉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대한민국 미래먹거리를 창업 활성화에서 찾고 있다. 청년 모두가 안정적 생활만을 추구하는 공무원과 대기업으로 몰리다 보면 미래를 찾을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에서다.

그는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장 가운데 유일한 대학교수 출신이다. 교육 현장 분위기를 피부로 체감하면서 창업 활성화를 위한 전략과 비전을 스스로 준비했다.

대학이 중심이 돼 연구개발, 전문인력 양성, 창업교육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면 ‘제2 실리콘밸리’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확신도 얻었다.

양 센터장은 과거 한화, 포스코 중앙연구소에서 4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기술개발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지난 2000년에는 특수 코딩제 분야 창업에 도전하기도 했다. 기술력 하나만 믿고 창업전선에 나섰지만 초기 자금 확보가 여의치 않아 1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기술보증으로 해결했다. 가족이 걱정할까봐 아무도 모르게 대출까지 받아가며 제품개발에 매달렸다. 창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시기였다.

기획부터 회계, 법률, 마케팅 등 창업 전반 문제점을 하나씩 해결하면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경험과 노하우를 얻게 됐다. 현재 그가 기술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회사는 매출 100억원이 넘는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양 센터장은 20여년간 전북대 화학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SCI(Science Citation Index)급 논문만 120여건을 발표했다. 국내외 특허도 25건에 달한다.

이 때문에 양 센터장 방에는 도움의 손길을 내민 예비창업자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창업자가 겪는 애로와 궁금증 해소를 위해 스스로 ‘창업 멘토’를 자처한 이유다.

메디슨을 창업한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는 그의 롤 모델이다. 수시로 창업 아이템과 기업지원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다.

양 센터장은 “창업 활성화를 위해 무엇보다 대학에 대한 지원이 늘어야 한다”며 “정부가 스타트업에 클라우딩 펀딩 등 과감한 지원정책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양 센터장은 “실패는 곧 자산이라는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며 “우리나라에서 창업에 나섰다가 실패하면 패배자라는 낙인이 찍히는데 이를 도전과 열정으로 이해해주는 성숙한 창업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 센터장은 “전북 강점인 탄소산업, 농생명식품, 문화산업분야의 체계적인 창업지원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중국국제기술이전센터, 칭화대, 북경대 등 중국과의 프렌들리 정책을 통해 중국시장 진출에도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