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현장을 가다](6)실리콘 비치 꿈꾸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카카오는 ‘연결’을 최상위 가치로 꼽는 기업이다. 사물과 사물, 사물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이어 그곳에서 가치를 끌어낸다. 카카오를 중심으로 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도 연결에 최우선 가치를 둔다. 섬 사람과 도시민, 관광객을 잇고, 이주민과 도시민을 잇는다. 또한 섬과 세계를 잇는다. 연결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 관광과 경제에 활기를 다. 불어넣는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제주를 문화와 IT가 융합한 ‘실리콘 비치’로 바꾸는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 6월 센터 개소 후 3개월여만이다. 지난해에만 관광객 1200만명이 제주를 찾았고 이 가운데 중국 관광객도 270만명에 이른다. 올해도 관광객 방문이 1000만명을 훌쩍 넘었다. 제주로 터전을 옮기는 이주민도 한해 1만명에 이른다.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휴양과 관광을 위해 제주를 찾은 셈이다. 섬처럼 각자 고립된 이들을 세계로 연결하는 것이 센터의 목표다.

◇비콘으로 도민과 관광객 연결

취재차 찾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비콘 설치 공사로 한창이다. 센터가 입주한 제주 벤처마루 3층 J스페이스 천정 곳곳에 비콘을 설치하느라 인부들이 몸을 바쁘게 움직였다. 여러 스타트업이 비콘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연말까지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공항과 동문시장, 서귀포 중문단지에 시범적으로 비콘을 설치할 예정”이라며 “스타트업이 다양하게 비콘을 응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한해 1000만명이 넘게 찾는 관광객과 제주도민을 연결시키기 위한 작업이다.

센터가 설치중인 비콘은 반경 3m 이내로 사람이 접근하면 상품할인 쿠폰을 스마트폰으로 제공하거나 공항내 출발·환승 동선안내, 게이트위치, 길 안내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관광객은 시장과 중문단지에서 여러 서비스를 편하게 즐기고 상인은 관광객에게 판매 정보를 제공해 이윤을 높일 수 있다.

센터에 입주한 티엔디엔은 최근 제주 서귀포 70리 음식문화거리 50개 매장과 연동 바우젠거리에 100개 매장을 한국어와 중국어로 소개하는 앱을 내놨다. 6000여개에 이르는 메뉴도 중국어로 소개한다. 중국인이 한해 200만명 넘게 찾지만 낯선 한국어와 한국 메뉴에 재방문률이 낮기 때문이다. 저가 단체 관광에서 벗어나 개별 자유여행을 원하는 중국 관광객을 위한 앱이다. 방병석 티엔디엔 마케터는 “중국인이 만족하는 앱이 탄생하면 재방문율과 자유여행도 늘 것”이라며 “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앱 하나로 중국인이 개별적으로 제주를 찾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비콘을 연계하는 방안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 센터는 비콘을 활용한 다양한 앱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전 센터장은 “관광 앱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센터에 입주한 9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앱 개발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과 사람의 연결

제주센터가 지향하는 다른 하나는 사람과 사람간 연결이다. 제주에는 60만 제주도민을 비롯해 매년 1만명 넘게 이주민이 늘어난다. 이 가운데 특정 분야에 지식과 기술을 갖춘 전문가가 다수다. 여기에 카카오, 넥슨 지주회사인 엔엑스씨, 엑엑스씨엘, 네오플, 넥슨네트웍스, 이스트소프트 연구소 등 이주기업도 여럿 있다. 이들을 제주 스타트업과 연결해 아이디어를 사업과 문화로 승화시킬 계획이다.

전 센터장은 “제주에 정착한 이주민 가운데 100여 전문가를 도서관의 책처럼 재능을 기부받아 연결하는 휴먼 라이브러리를 이달말부터 진행한다”고 말했다. IT, 문화예술, 경제·경영 등 다방면에 걸쳐 전문가와 센터를 찾은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작업이다.

제주 바깥에 있는 전문가를 초청한 체류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최대 3개월 체류비를 지원한다. 지난달부터 체코 인형 예술가 문수호 감독과 전시미디어 기업 어반플레이 경영진이 합류했다. 문수호 감독은 “제주에 3개월간 머물면서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고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기업과 협업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어반플레이 역시 제주를 소재로 한 영상물을 기획을 구상중이다. 제주가 IT와 문화 콘텐츠 융합을 시도하면서 외연을 넓히는 셈이다.

제주센터 3층 J스페이스가 열린 공간으로 제주지역 대학생이 자유롭게 찾는 것도 창업분위기를 일구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전 센터장은 “센터가 도심 내부인 시청 주변에 위치해 강의가 비어있는 시간에 대학생이 자주 찾는다”며 “제주대에서 진행하는 강의 일부를 J스페이스 내에서 하는 것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제주 스타트업과 세계를 연결

제주 스타트업이 세계로 진출하도록 돕는 것도 제주센터의 역할이다.

카카오 네트워크를 활용해 동아시아 창업허브기관과 공동 콘텐츠 개발과 인재교류 프로그램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동남아시아 지역 창업가 협업공간으로 떠오른 발리 휴붓과 제휴를 추진중이다. 휴붓은 지난 2013년 세계적 휴양지 발리에 캐나다인을 중심으로 세워진 공동 업무 지역이다.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 구글캠퍼스, 베트남 기업 아포타, 말레이시아 온라인 결제기업 몰 글로벌과도 협업을 추진중이다.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 교류를 넘어서 세계적 인재와 교류도 기대했다.

전 센터장은 “센터에 입주한 기업 면면을 보면 제주도민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는 물론이고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인재가 다수 있다”며 “교류가 더 활발해지도록 센터가 중심축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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