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IT서비스기업이 해외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낸다. 전자정부 등 시스템통합(SI) 위주 해외사업에서 물류·반도체모듈·에너지·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화했다. 현재는 매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한계에 이른 국내 사업 매출을 대체할 전망이다.
29일 업계 따르면 삼성SDS·LG CNS·SK주식회사·포스코ICT 등이 해외사업을 다각화해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다. 국내 출시한 후 해외로 진출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을 먼저 공략하는 사례도 늘었다. 초기부터 시장 규모가 큰 해외시장에 주력하는 모델이다.
삼성전자 대상 물류IT 서비스로 2조4000억원 매출을 올린 삼성SDS는 개방형 물류 플랫폼으로 해외 사업에 나섰다. 개방형 물류 플랫폼인 ‘첼로 스퀘어’에 가입한 글로벌 화주와 물류업체를 상대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 김형태 삼성SDS SL사업부장(부사장)은 “글로벌 화주와 물류업체가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물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첼로 스퀘어 기반 글로벌 대외 물류 사업을 추진한다.
LG CNS는 태양광에 초점을 맞췄다. 불가리아 등 동유럽과 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LG CNS는 지난해 일본에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담당하는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일본 오이타현 이마이치에 150억엔(약 1300억원) 규모 33㎿급 태양광발전소 등 다수 사업을 수주했다. 김태극 LG CNS 부사장은 “이마이치 태양광발전소 구축 사업은 해외업체가 진출하기 쉽지 않은 일본 시장에서 확고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 물류설비 자동화 시장에도 진출했다. 최근 말레이시아 1위 택배업체인 포스라쥬 우편물류집중처리센터를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다. LG CNS는 유럽기업이 독점한 동남아시아 국가와 중국 물류설비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SK는 반도체 모듈, 스마트카드 등 사업에 적극적이다. 연초 프리미엄급 반도체 모듈 제품을 미국에서 출시, 북미 시장을 공략했다. 이 사업은 북미·유럽·중국 시장으로 확대한다. 올해 상반기 3000억원을 기록해 전체 해외사업 매출 중 90%를 차지했다. 최근 싱가포르 웨어러블 교통카드에 사물간통신(M2M)스마트카드를 국내 최초로 수출했다. 대만 혼하이 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중국 폭스콘 공장 대상 스마트팩토리 시장도 공략한다.
포스코ICT는 중국 스마트팩토리, 환경IT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 세계 3위 조강생산량을 보유한 중국 허베이강철그룹과 협약을 체결해 계열 철강회사 대상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수행한다. 중국 산둥성과 대기환경 사업 양해각서(MOU)도 교환했다.
신규 해외사업은 당장 매출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국내 매출을 대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물류IT와 반도체 모듈 사업은 상당 부분 매출이 발생해 전체 해외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인건비 위주 SI사업과 달리 수익성이 높고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IT서비스기업 관계자는 “대부분 대형 IT서비스기업은 수익성이 낮은 해외 SI사업은 지양하고 제품과 솔루션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형 IT서비스기업 해외사업 다각화 현황 (자료:각사 종합)>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