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대기 中 경기부진 지속에 외국인 증시 귀환 늦춰진다

국내 증시로 돌아오던 외국인의 발걸음이 더뎌지고 있다. 지난 16일 30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던 외국인은 3일간의 순매수를 마치고 이번주 순매도로 돌아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이후 오히려 시장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국내뿐 아니라 신흥국이 같이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중국 경기가 여전히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23일 발표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후퇴가 신흥국 특히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 때문인데 신흥국 경제전망이 개선되면 연준은 다시 금리인상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증시에서 지난주 후반 3일간 외국인은 5113억원을 순매수했다. 29일 간의 매도 기간에 팔아치운 자동차 등 운송장비와 화학, 전기전자업종을 집중 매수했다. 하지만 이번주 들어 3일 만에 지난주 산만큼을 다시 팔고 있다.

외국인의 증시동향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미룬 이유와 맞닿아 있다. 연준은 미국 경제에 최선이 되는 방법을 찾는 조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신흥국 상황을 언급하며 금리를 동결했다. 신흥국 상황이 나아진다고 해서 좋아지는 것은 없다. 연준이 곧바로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증시는 변동성이 커지고 신흥국은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아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신흥국 경기 성장 둔화 우려가 대두되며 시장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기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경제매체 차이신(Caixin)이 발표한 9월 제조업 PMI 잠정치는 47.0으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47.5)와 전월치(47.3)를 밑도는 수준으로 2009년 3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넘으면 경기 확장을, 못 미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중국 차이신 제조업 지수는 7월(47.8) 이후 3개월 연속 47대를 유지하고 있다. 제조업 지표 부진이 이어지면서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래저래 외국인이 신흥국 주식을 다시 사들일 여지가 적어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신흥국에 반영된 과도한 공포심리가 진정될 가능성이 높아 주식 투자자금 유입이 기대된다면서도 글로벌 경기 위험이 완화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외국인 자금 유출은 제한적이며 오히려 연말까지 점진적인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며 “외국인 보유 비중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아진 대형주가 외국인 자금 유입에 따른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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