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차값 내렸다…정부보조금 감소분 상쇄할까?

내년 전기차 소비자가격이 떨어질 전망이다. 최근 공기관 구매에서 연초 책정한 차량가격보다 최고 11% 이상 낮은 가격에 낙찰됐다. 일반소비자 시장까지 가격 인하 압력이 커지게 됐다.

내년 전기차 정부보조금 20% 삭감분을 차량가격 인하분이 얼마나 상쇄할지 주목된다.

20일 관련 업계와 부처에 따르면 최근 한국전력이 업무용 차량으로 새로 구매한 르노삼성 전기차(SM3 Z.E.)와 한국GM(스파크EV) 차량 가격이 각각 3800만원, 3700만원대로 확인됐다.

올해 초 이들 제조사가 제시한 소비자 가격 4225만원(SM3 Z.E.)과 3990만원(스파크EV)보다 최고 11% 낮다.

한전은 지난 상반기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차 공동구매로 르노삼성 전기차 20대를 구매했고, 최근 자체 입찰방식으로 한국GM 전기차 65대를 업무용으로 구매했다. 공기업 노후 교체 차량·신규 차량 중 최소 25%를 전기차로 구매해야 하는 정부 방침에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전기차를 구매했지만 일반 소비자가격보다 낮게 사들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기차 민간보급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이처럼 공기관 구매분 가격이 내려가자 민간 수요분 전기차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본다. 내년 전기차 구매보조금이 대당 15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20% 삭감된 상황에서 민간시장 차값을 공기관보다 높게 유지할 수 없다는 상황인식도 깊게 반영됐다.

환경부는 주요 완성차 업체와 전기차 소비자가 인하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최근 한전과 완성차 업체 간 거래가격을 알고 있다”며 “내년부터 개별 보조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소비자 부담을 덜고자 완성차 업체와 가격 인하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5000대 전기차 보급을 추진 중인 제주도도 자동차 제조사와 협의에 들어가 가격인하를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완성차 업체와는 온도차가 심하다. 한전 거래 가격이 내년 책정 기준이나 인하 원칙이 될 수는 없다는 시각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시중가보다 낮게 한전에 전기차를 판매했지만 비공개 입찰로 진행돼 정확한 가격은 밝힐 수 없다”며 “가격인하를 검토 중인 건 맞지만 한전 가격이 내년도 판매가격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GM 관계자도 “공기업 경쟁입찰로 진행돼 가격을 낮췄을 뿐”이라며 “내년도 가격 정책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주요 전기차 판매 가격 현황 (자료:지방자치단체 보급단가 취합)>

국내 주요 전기차 판매 가격 현황 (자료:지방자치단체 보급단가 취합)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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