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첫 계통연계 ‘신재생+ESS’ 가동…타 발전소로 확산될듯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가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거쳐 국가 전력계통에 처음으로 공급된다. 날씨에 따라 발전 기복이 심한 신재생에너지원과 ESS가 융합된 첫 사례다.

13일 한국남동발전은 영흥화력본부 풍력발전단지에서 ‘풍력발전기+ESS’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46㎿급 풍력발전단지에 16㎿h(배터리용량)급 ESS가 연동된다. 40피트 컨테이너 16개 규모로 약 3000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남동발전은 개선된 제도(RPS)에 따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최고 5.5배 획득하게 됐다. 사업은 보성파워텍이 주관사로 참여해 구축과 운영 등 총괄을 맡았고 효성 전력변환장치(PCS)와 LG화학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갔다.

풍력발전기 특성과 발전 상태를 고려해 시스템 충·방전량과 시간을 조절하는 기술이 처음 적용됐다. 고효율 PCS 4기는 각각 1㎿ 출력으로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된 교류 전력을 직류로 변환해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전력계통에 보낸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우리나라 최초로 풍력발전 효용성을 높이고 ESS 활용으로 연간 8억원 수익을 확보하는 등 경제성과 온실가스배출 저감이라는 국가목표를 동시에 충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동발전 ‘풍력발전+ESS’ 구축·운영은 다른 발전공기업 RPS 이행모델로 확대될 전망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이 갖고 있는 근본적 단점을 대용량 ESS로 극복했기 때문이다.

발전사는 그동안 풍력발전으로 최고 5.5배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부여 받을 수 있는데도 날씨나 기온에 따라 발전량이 불규칙해 효율적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여기에 대용량 ESS가 투입돼 근원적 단점을 없애고 국가 전력계통에 신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 것이다.

남동발전 ESS는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 뒀다가 계절별 피크시간대 원활한 전력 공급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신재생에너지 전력 생산 능력 제고, 추가 대규모 풍력발전단지 구축을 활용한 전력 공급능력 증대, 전력 공급가격 안정성 확보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풍력·태양광발전단지에 ESS를 추가해 연동하는 사업도 늘어날 전망이다. 남동발전은 ‘풍력발전+ESS’ 구축에 사업비 약 90억원을 투입했다. 안정적으로 REC를 확보하면서 연간 8억원 추가 수익까지 내게 된다. 서부발전과 남부발전 등도 풍력발전+ESS 구축한다.

ESS를 활용한 사업모델도 한층 다양해질 전망이다. 원가 수준 전기요금과 고가 대용량 배터리 가격차에서 나오는 경제성 논란도 해소될 전망이다. ESS를 단품으로 사용할 때 경제성은 크게 떨어지지만 기존 발전설비나 신재생에너지원에 연동하면 경제적 효과가 크다. 한국전력은 2017년까지 6500억원을 투입해 전국 주요 변전소 내 주파수조정(FR)용 ESS를 구축 중이고 미국·유럽에서는 이미 ‘신재생+ESS’ 구축사업이 발전사 중심으로 활발하게 벌이지고 있다.

이찬재 블루시그마 대표는 “미국과 유럽 중심 ESS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전력 피크-시프트(Peak-Shift)용뿐만 아니라 주파수조정용, 신재생에너지, 마이크로그리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며 “RPS 제도로 우리나라 신재생+ESS 융합시장도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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