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에서 ‘몰입감을 준다’처럼 남발되는 표현은 없다. 아마도 돌비가 여기에 가장 큰 책임이 있을 것이다. 돌비 애트모스 홍보에 이 표현을 자주 썼기 때문이다. ‘몰입감’은 관객이 영화 속 현장에 있는 것 같은 경험을 선사하는 음향기술, 소리를 내는 물체 움직임과 위치에 따라 소리를 이동시키고 음향적 가상현실을 제공하는 방식을 설명하기에 걸맞은 표현이다.
업계에서도 전통적 채널 기반 새 오디오 포맷 등장 때마다 이 표현을 썼다. 세계 최초 오브젝트 기반 사운드 포맷 돌비 애트모스는 기존 돌비 디지털 5.1과 비슷한 채널 기반 포맷과 동일시돼 혼란을 일으켰다. 영화업계에 영화 음향산업이 몰입형 오디오 포맷 각축전으로 가고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기도 했다.
극장 음향은 왼쪽, 중앙, 오른쪽, 때로는 왼쪽과 오른쪽 더 안쪽에 있는 개별 채널 형태 구성을 활용해왔다. 개별 소스는 충분한 주파수 응답과 파워 핸들링을 바탕으로 소리가 화면의 각기 다른 영역에 위치하도록 했고 각 위치 사이에 소리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음색을 맞출 수 있게 했다.
5.1 채널 셋업은 여러 스피커로 구성된 서라운드 존으로 이뤄져 있다. 왼쪽과 오른쪽 서라운드 존 등 하나의 존은 동일한 오디오 정보를 출력한다. 주변 음향이 은은하거나 널리 퍼진 서라운드 효과를 잘 표현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현실의 소리는 무작위적이다. 레스토랑을 예로 들면 잔잔한 음악이 전체적으로 울려 퍼지는 중에 대화소리, 접시 위 나이프 달그락 소리 등 미묘한 개별 소리들이 특정한 위치에서 나온다. 극장에서 이러한 사운드를 분리해 표현한다면 현실감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이렇게 무작위로 배치된 소리를 극장에서 정확히 표현하려면 사운드 디자이너와 믹싱 엔지니어의 많은 컨트롤이 필요하다. 그래서 돌비 애트모스는 오디오 객체 외에 ‘베드’를 지원한다. 베드는 채널 기반 하위 믹스 혹은 스템으로 믹싱 과정에서 개별 베드 스템으로 작업해 프린트 마스터링 과정에서 하나의 베드로 결합된다. 이뿐만 아니라 이 베드들은 5.1, 7.1 및 9.1 등과 같은 채널 기반 배열로 작업할 수 있다.
돌비 애트모스는 모두 128개 트랙을 지원해 9.1 채널 베드에서는 최다 118개 객체를 활용할 수 있다. 돌비 애트모스 렌더링 기기는 이 트랙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신호 형태에 따라 처리한다.
베드 채널은 개별 스피커나 서라운드 존으로 배치되며 객체는 각 스피커 위치에 따라 위치가 정해지고 실시간으로 렌더링된다. 돌비 애트모스 시네마 프로세서는 최상의 재생 품질과 일관성을 위해 각 채널, 오브젝트 및 스피커에 딜레이와 EQ값을 지정한다. 돌비 애트모스 시네마 프로세서는 최다 64개 스피커 아웃풋으로 베드와 객체 렌더링을 지원한다.
돌비는 수천개 극장에서 오브젝트 기반 오디오를 효율적으로 도입하는 데 성공한 유일한 회사다. 관련된 표준화 작업은 관객의 영화 관람 경험 향상을 위한 노력이다. 전 세계 300개 이상 영화가 돌비 애트모스로 믹싱돼 개봉됐거나 선보일 예정이며 1200개 이상 상영관이 돌비 애트모스를 도입했거나 이를 타진 중이다. 영화 업계 종사자에게 ‘청각적 가상현실’과 같은 수준의 음향을 구현하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새 기준을 세우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돌비는 업계에 돌비 애트모스 플랫폼 세부 사양을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영화 제작자 의도를 극장에서 온전히 전달할 수 있도록 품질 관리를 제공하고 앞으로도 돌비 애트모스를 기술적으로 정확하고 유용한 기준으로 남기기 위한 목표 때문이다.
더그 대로우 돌비 시네마 부문 선임 부사장 hylee@dolb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