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이 1일 공식 출범했다. 자산 기준 국내 최대 규모 ‘메가뱅크’ 탄생으로 금융권에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KEB하나은행은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옛 외환은행 본사)에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나·외환 통합은행 제막식과 출범식을 가졌다.
지난해 7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선언한 지 1년 2개월 만에 하나의 조직으로 융합하게 됐다.
한국은행 외환관리과에서 1967년 독립한 외환은행은 4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김정태 회장은 축사를 통해 “KEB하나은행의 출범과 함께 하나금융그룹은 세계 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한가족으로 존중과 배려로 협업하고 모두가 함께 발전하는 모델을 하나금융그룹의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수장으로 선임된 함영주 은행장은 “모든 역량을 현장 영업 중심으로 가져가겠다”며 현장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함 행장은 “빠른 화학적 통합을 이루어 진정한 원 뱅크(One bank)로 거듭나고 영업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일류은행으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핀테크·스마트금융을 선도하면서 창조경제 활성화에도 적극 나섬으로써 사회에 기여하는 은행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기준(연결) 자산규모가 299조원으로 신한(273조원), 국민(282조), 우리(287조원) 은행을 뛰어넘었다. 해외지점도 20곳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KEB하나은행은 국내지점 수 945곳, 직원 수 1만6368명으로 두 부문에서 국민은행에 이은 2위권으로 도약해 신한·국민으로 압축된 국내 ‘리딩뱅크’ 대결에 당당히 합류하게 됐다.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도 많다.
우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간 전산통합 문제가 남았다. 김정태 회장은 “하나카드와 외환카드 시스템 통합에서 나타난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에 방점을 찍겠다”며 “내년 6월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통합 일정도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은행 간 화학적 통합도 풀어야할 숙제다. 이를 위해 통합은행은 하나은행 인재개발부와 외환은행 경영기획부를 합친 ‘변화추진본부’를 만들었다.
함 행장은 노조와 상생을 위해 김지성 전 외환 노조위원장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통합 후 가장 먼저 외환은행 노조를 찾아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함 행장은 “나도 피합병은행인 서울은행 출신이며 가장 빨리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 게 뭘까 고민한 끝에 전 외환 노조위원장이자 노조 협상 대표 중 한 명이었던 김지성씨를 함께 가는 파트너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기업 여신 부문이 절반이 넘는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두 은행이 통합하니 포트폴리오상 문제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리스크관리와 외환 분야를 강화해 중소기업과 소호(SOHO)를 늘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