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그간 운영돼 왔던 정부식 관리·평가 시스템에 민간 분야 경쟁 마인드를 불어넣는다. 전체 조직을 슬림화하고 에너지 기술개발을 금융까지 연계한 기술사업화에 집중하는 등 성과 확산에 초점을 맞춘 체계로 전환한다.
에너지기술평가원은 31일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9월 1일부 조직개편안을 승인했다. 기존 ‘4본부 18팀(실·단·센터)’ 형태를 ‘3본부 14실(실·센터)’로 바꿨다. 황진택 원장 체제서 나온 첫 조직개편으로 초점은 기술사업화 증진과 업무효율 향상에 맞췄다.
민간 연구소 출신 황 원장 성격과 전문성에 비춰볼 때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민간 감각 이식’이다. 인력 수에 비해 다소 방대했던 조직 체계를 효율적으로 슬림화하고, 상위 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와 연계성을 고려해 에너지원별로 실을 재구성했다.
정부 조직이 전력원자력·에너지신산업·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원별로 구성됐기 때문에 에너지 기술개발 조직도 그 체계에 맞게 편제한 것이다. 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과 기술개발 일관성 유지와 효율적 행정 처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부 조직은 기존 전략기획본부와 평가관리본부를 ‘기술개발본부’로 통합해 축소했으며, 기획·평가기능 연계 등 전주기 R&D관리체계를 강화했다. 하부 조직은 소규모 인원 부서를 대팀형 형태 실단위로 재편해 인력운용 효율성과 업무 생산성 제고를 꾀했다. 기술개발본부 내 에너지신산업실을 신설해 에너지신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정책을 지원하는 기능을 맡겼다.
황 원장은 에너지기술 개발이 금융권과 연계로 사업화에 성공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도록 조직을 구성했다. 기업협력 업무를 강화해 R&D성과 사업화 촉진과 제반 지원 기능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방침이다.
기술기반본부 ‘성과확산실’ 인력을 기존보다 두 배 이상 확대하고 에너지기술이 금융권의 펀딩,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쏟는다. 성과확산실장에 산업부 출신 인사를 발령해 정부와 협업도 고려했다.
황진택 에기평 원장은 “정부 에너지신산업 활성화 정책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시장수요에 부합하는 기술개발을 통해 신산업 모델 조기 성과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