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회담의 극적 타결 소식이 전해진 25일 국내 증시가 오랜만에 웃었다.
중국 증시 불안으로 야기된 글로벌 경제 위기설의 한가운데서 우리나라만이 갖는 지정학적 리스크 하나가 사라진 영향이 컸다.
25일 국내 증시는 북한 리스크로 인한 급락세를 만회하는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82P(0.92%) 오른 1846.63을, 코스닥은 32.10P(5.23%) 상승한 645.43을 기록했다.
남북회담 타결 소식에 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중국 증시 하락 소식이 전해지자 잠시 주춤하는 듯 했지만 곧바로 상승세를 타면서 종일 빨간불이 켜졌다. 코스피는 장중 1860선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중국 증시가 발목을 잡아 지수 상승에 한계를 드러냈다.
외국인이 변수였다. 전날 7000억원 이상의 매물폭탄을 쏟아내고도 이날 5000억원 가량을 또 순매도했다. 기관과 개인이 합쳐 5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상승을 주도했다. 그동안 낙폭이 컸던 코스닥은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수 상승폭을 키웠다.
남북한 긴장 해소로 경협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관련주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금강산관광 사업권을 가진 현대아산 최대 주주(67.58%)인 현대상선은 전날 상한가에 이어 7.83% 추가 상승했다.
하지만 중국 증시 폭락 등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외 악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주가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상하이종합지수가 전날 8.5% 하락에 이어 이날도 7% 가까이 떨어지며 지수 3000선이 무너졌다. 중국 증시가 장중 한때 낙폭을 줄여가자 반등세를 탔던 일본과 홍콩 지수도 하락 반전해 닛케이지수는 1만8000선이 깨지며 4% 가까운 폭락장을 연출했다.
정부는 남북 고위급회담 타결을 계기로 북한 리스크가 완화됐지만 중국발 불안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만큼 대응 수위를 높여갈 방침이다. 정부는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을 중심으로 매일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