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산업용 로봇 생산 업체 화낙이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스스로 배우고 고치는 산업용 기계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화낙(Fanuc)이 도쿄 소재 스타트업 프레퍼드네트웍스(Preferred Networks, PFN)에 9억엔(약 87억원)을 투자해 지분 6%를 인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프리퍼드네트웍스는 딥러닝 등 AI 기술 개발 기업이다. 기기가 초기 만들어진 규칙대로 행동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업무를 달성하는 방법을 배우게 하는 식이다. 이 업체는 지난해 일본텔레그래프&텔레폰(Nippon Telegraph&Telephone)으로부터 2억엔(약 19억원)을 투자받아 지분 10%정도를 내준 바 있다. 도요타모터스(Toyota Motors), 파나소닉, 시스코시스템 등과도 협력 중이다.
화낙은 애플 아이폰이나 테슬라모터스 전기자동차 등을 조립하는 공장에 활용되는 로봇을 만든다.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호황을 누렸으나 최근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주가가 15% 이상 떨어졌다. 산업용 설비 업계는 최근 딥러닝을 로봇에 접목시켜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화낙은 프리퍼드네트웍스와 함께 스스로 작업 흐름을 최적화하고 다른 로봇을 고치는 신제품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요시하루 이나마 화낙 최고경영자(CEO)는 “공동 연구개발(R&D)로 몇 개 산업용 로봇을 프리퍼드네트웍스측에서 만들었다”며 “우리는 프리퍼드네트웍스가 세계에서 손꼽히는 딥러닝 전문 업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루 니시카와 프리퍼드네트웍스 CEO는 “내년 초 프로토타입 산업용 로봇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켄진 호타 맥쿼리시큐리티스(Macquarie Securities) 애널리스트는 “AI 기술이 들어간 로봇은 화낙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장기적 전략에서 필수적인 단계”라며 “화낙 기기도 물론 중요하지만, 유럽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선 AI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딥러닝은 세계 IT 대기업들 사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런던 소재 스타트업 딥마인드를 5억달러(약 5970억원)에 인수했다. 딥러닝은 인터넷 상에 올라가는 사진 속 사람의 이름을 자동 추적하는 등 여러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