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메디슨 “해외 법인 모두 정리”…삼성전자와 합병재개 여부 주목

삼성메디슨이 해외법인을 모두 정리한다. 모 기업인 삼성전자 유통망을 활용하기 위해 이뤄진 구조조정이 막바지에 달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은 현재 남아 있는 독일·인도법인을 모두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독일법인은 연내 청산 또는 매각할 계획이며 인도법인 정리 시기는 2017년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인도법인은 현지 행정상 이유로 상당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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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인도법인이 정리되면 삼성메디슨 해외법인 구조조정 작업은 모두 마무리된다. 삼성메디슨은 삼성전자에 인수된 이듬해인 2012년부터 조직 슬림화와 경영 효율성 제고를 이유로 해외법인을 정리해왔다. 독자법인을 활용하는 것보다 삼성전자 해외법인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삼성메디슨 의료기기 사업에 효율적이라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삼성메디슨 해외법인을 삼성전자 쪽으로 통합한 것이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 브랜드 인지도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삼성메디슨 해외법인이 그동안 이렇다 할 실적 없이 경영에 부담이 돼온 점도 구조조정 이유가 됐다. 적자를 내고 있는 현지법인을 정리해 실적개선을 꾀하고 중복투자 방지 및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모 기업인 삼성전자와 협력을 모색한 것이다.

삼성메디슨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 수면 아래 가라앉은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 합병 이슈가 다시 부상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그룹 내 의료기기 사업은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 삼성메디슨이 각각 진행해왔다. 이에 제품 브랜드도 각사가 별도로 사용했다. 이런 가운데 작년 하반기부터 양사는 브랜드를 ‘삼성’으로 통일했다. 여기에 해외법인 통합도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의 조직통합 분위기가 다시 무르익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10월 중장기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메디슨과 합병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올 3월에는 돌연 계획을 바꿔 합병 없이 현 체계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삼성그룹 의료기기 사업은 삼성전자 내 의료기기 사업 조직이 구성되고, 2011년에는 삼성전자가 국내 최대 초음파 진단기 업체인 메디슨을 인수하면서 이원화 체계로 운영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대만큼 성과가 나지 않자 두 조직을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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