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R&D·사업화 현장을 찾아서]<9>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술이전·사업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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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기술사업화를 위한 컨퍼런스와 기술 나눔페어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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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에너지효율, 신재생, 에너지소재 분야 등에서 특허 27건을 무상으로 넘겨줄테니 사업화해 달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이기우)이 오는 27일 코엑스서 열리는 기술사업화 유망 에너지기술 콘퍼런스에서 중소·중견기업에 낼 사인이다. 기관에서는 미활용 특허 활용도를 높이고, 기업에서는 무료로 특허를 가져다 사업화하면 되기 때문에 서로 윈윈이다.

이기우 원장은 “다양한 기술이전 관련 조직 및 전문가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R&BD 지원을 연계하고 있다”며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특허 27건 무상양여

에기연의 기술사업화 추진 방향은 크게 기술 공급형과 수요 견인형 투 트랙이다. 여기에 중소·중견기업 프로세스가 따로 준비돼 있다.

기술 공급형 트랙에서는 에기연이 보유한 300여개 기술을 내놓고 기술별 타깃 마케팅 전략을 별도로 수립해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오는 27일 에너지기술콘퍼런스를 시작으로 9월 지역 TP와 공동으로 기술 상담회를 개최한다. 11월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주관으로 기술은행(NTB) 기술이전 설명회를, 12월엔 에기연 자체 행사로 공동성과활용한마당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기술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올해 자산실사를 통해 분류해놓은 저가 유상 및 무상 나눔특허는 모두 126건이다. 이 가운데 27건은 에너지기술 나눔페어에서 무상 양도할 예정이다.

매년 상반기엔 향후 어떤 기술이 개발돼 나올 지에 대한 정보를 일괄 제공하는 기술예고제를 시행한다.

수요견인형 트랙에서는 1대1 매칭을 통한 진성수요 발굴과 보유기술 정보 공유를 위해 수요 맞춤형 기술 마케팅을 추진한다. 또 수요기업과 공급기관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전략적 파트너로는 각 지역 테크노파크, 대덕특구, 산업기술진흥협회, 벤처기업협회, 기보 등이 있다.

◇기술사업화 성과 ‘쏠쏠’

지난해 개최한 사업화 유망에너지기술 콘퍼런스에서는 기술 10건이 출시돼 4건이 계약됐다. 미활용 특허는 전체 144건 가운데 67건, 46.5%가 이전됐다.

기술나눔페어 3회, 파트너링 협력 프로그램 2회를 통해 총 92개 기업이 상담을 진행했다. 저가 유상 5건, 무상양도 27건(59개 특허)이 계약됐다.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은 크게 4개를 운영 중이다. 실증사업 지원과 상용화 지원, 펀드연계, 합작법인(J/V)추진 등이 있다.

이들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4월 전남과 전남개발공사 지원을 받아 현재 여수 대경도에 1000여평 규모로 태양에너지 해수 담수화 기술 실증 사업을 위한 플랜트를 짓고 있다.

또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이 지난 5월 K사와 발전플랜트를 구축 중이다.

과학기술지주(KST)와 연계한 융합기술 펀딩도 성과를 냈다. 에기연-KIST-생기원이 공동으로 연료전지 막전극접합체 제조방법을 이전하고, 15억원 펀딩까지 유치했다.

이외에 석탄고품위화 기술은 현재 G사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중소·중견기업 지원도 활발

에기연은 기업 요청에 언제든 달려가는 ‘에너지 119’부터 ‘에너지클럽’까지 총 13개 프로그램으로 전주기 중소·중견 기업 지원 체계가 갖춰져 있다.

13개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프로세스는 5단계로 짰다.

1단계 애로기술 발굴에서는 관련 애로기술 DB를 구축하고,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기업지원포털 ‘기업공감원스톱’을 활용해 지원한다. 또 KIER 기술애로 상담 핫라인도 개설했다.

2단계 애로기술 진단에 들어가면 현장 상담을 진행하고 인력 지원 및 사업탐색 긴급 지원이 가능한 에너지 119 프로그램 등을 가동한다.

지난해 160개 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지원 1087건, 온라인은 116건 등 총 1203건을 지원했다. 기술자문이 702건, 연구기획이 195건, 정보제공이 306건 등이다.

올해는 170개 기업을 지원 중이다.

애로기술 해결형 강소기업육성지원사업도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40개 기업, 올해는 45개 기업이 혜택을 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네오세라, 유진테크, 엘스콤, 그린엔지니어링, 젠스엔지니어링 등이다.

기술 상용화 지원이 이루어지는 3단계로 넘어가면 시작품 제작과 산업연계형 R&BD사업(신기술·신제품 실증지원) 등이 있다.

지난해엔 에티스, 팝스, 제일산기, 위닝비지니스, 동양환기산업이 혜택을 봤다. 올해는 에스엔엔지니어링, 고려엠지, 동향환기산업, 신광화학공업, 지에프아이, 세진엔지니어링을 대상으로 지원사업을 펴고 있다.

4단계는 창업보육으로, 스타트업과 기업부설연구소 육성이 과제다.

지난 2000년부터 보육실 26개를 운영 중이다. 지난 5년간 6명이 창업했다. 보육센터 입주기업은 17개, 기업부설연구소 2개 등 모두 19개다. 지난해 대비 2개 늘었다.

윤기동 기술사업화실장은 “기술보증기금 등과 협력 관계도 강화하고 있다”며 “기관과 중소·중견기업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사업화 지원 시스템을 갖춰 놨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