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BOE보다 원판크기 확대...가동시기도 앞당겨
삼성디스플레이가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10세대급 액정표시장치(LCD) 신규 공장을 설립한다. 올해 초 10.5세대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보다 원판 크기도 확대하고 가동 시기도 앞당기는 것이 목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10세대 후속 투자로 맞대응에 나서면서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선두주자 입지가 강화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0.6세대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다양한 크기의 10세대급 기판 사이즈를 놓고 고민하다 10.6세대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 LCD 공장 가운데 가장 큰 면적의 LCD를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은 8세대(2200×2500㎜)다.
한 업계 관계자는 “10세대 투자 방향에 대해 대부분이 결정이 난 상황이지만 내부 사정 등으로 인해 단기에 발표가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며 “9월 이후 공식 발표될 예정이며 정부 측에 관련 투자 내용을 이미 전달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BOE보다 큰 기판인 10.6세대로 간다. 기판 크기로는 세계 최대다. BOE 10.5세대 기판 크기는 3370×2940㎜으로, 앞서 운영 중인 일본 샤프의 10세대 3130×2880㎜보다 크다. 삼성디스플레이 10.6세대 기판은 BOE 기판보다 크지만 상세한 크기는 정보 유출을 우려해 내부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10세대급에서 LCD 패널을 생산하면 생산 효율이 높아진다. 10.6세대에선 한 장의 마더글라스에서 75인치 6컷, 48인치 12컷, 43인치 18컷을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면취효율이 높다. 이를 통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초대형 LCD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경쟁 업체인 LG디스플레이가 주도하고 있는 OLED TV 진영도 견제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판 크기는 물론이고 공장 착공 시점도 BOE보다 한발 앞서 서두르겠다는 계획이다. BOE는 2018년 1분기 10.5세대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 하반기 가동이 목표다.
공장 부지는 천안 탕정산업단지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규모는 수조원대다.
삼성 관계자는 “초대형 LCD 라인 투자에 대해 다양하게 검토해 왔다”며 “현재 투자 관련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날로 거세지는 중국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물론이고 반도체 분야에서도 국내 주요 업체들이 수십조 규모의 대규모 신설 투자로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